LG전자가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22일 LG전자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일과 21일 진행한 주주배정 청약 결과, 총 발행신주 1900만주 중 청약 주식 수는 1477만7246주를 기록했다. 우리사주 380만주를 포함한 청약률은 97.77%로 나타냈다. 단수주를 포함한 실권주는 42만2754주로 집계됐다.

실권주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일반 공모를 진행하며 공모규모는 218억원 수준이다. 최종 잔여주식은 우리투자증권에서 인수할 예정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LG전자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주사인 LG가 잔여 주식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실권주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LG전자의 이번 증자 신주발행가는 5만1600원으로 전날(21일) 종가인 7만6200원 대비 평가차익이 2만4600원이다. 수익률로 가정하면 약 48%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가격 메리트가 크게 부각되면서 구주주 청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며 "일반 공모에서도 크게 실권주가 발생할 것으로 보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주가 상장되는 시점에서 오버행(대량 매물)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현 주가 대비 가격 메리트가 있는 증자 조건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신주가 상장되는 내년 1월 9일 이후 단기적인 주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성율 동부증권 기업분석 팀장은 "전체 1900만주 가운데 우리사주 20%는 1년 보호예수가 걸려 있고 나머지 물량 중 38%는 지주사 LG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매물로 나올 물량은 900만주 수준이다"며 "그러나 총 주식 1억6000만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조달 자금 사용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역시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 팀장은 "증자로 조달한 1조원에 대한 사용처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앞서 공시를 통해 용처를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자회사 유증 참여 또는 인수합병(M&A) 자금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은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개선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은 "LTE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프라다폰 3.0 등 하드웨어 경쟁력을 높인 신규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팀장 역시 "실적은 올해 4분기부터 전사 흑자전환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며 "흔히 말하는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내년 초에는 에어컨 등 전통적인 백색가전이, 2분기부터는 LTE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휴대전화 부분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하반기에는 TV쪽에서 모멘텀(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