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해제 첫날인 22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일대 중개업소에는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날부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지만 매도자들은 아파트 가격이 약세여서 선뜻 매도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거래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날 강남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가끔 시세 확인 전화가 걸려올 뿐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따른 기대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이번에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진 개포주공1단지는 호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대책 전 6억7000만원이었던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2㎡는 대책 후 7억1000만원까지 뛰었으나 최근 6억9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개포주공1단지 굿모닝공인의 황화선 사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문의가 뜸하다”며 “팔려는 사람도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스타부동산 송보경 사장도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지만 크게 달라진 상황은 없다”며 “취득세 50% 감면 혜택이 연말 종료되는데도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내리기를 기대해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2종에서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 결정이 내려진 가락시영도 잠잠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락시영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다 침체기에 굳이 싸게 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져 오히려 매도 타이밍을 자유롭게 가져가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풍납동 우성아파트(조합설립인가)도 투기과열지구 해제 영향으로 매물 출회는 벌어지지 않았다.인근 유명공인 관계자도 “아무 변화가 없다”며 “거래 제한 해제를 떠나 가격이 맞지 않아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은지/박한신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