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마지막 5일 '쇼트커버링ㆍ윈도드레싱' 길목 지켜라
‘연말 증시에 통하는 매매 전략은 따로 있다?’

코스피지수가 사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며 안갯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유럽 변수까지 위력을 떨쳐 유난히 대응하기 어려운 장세다. 이런 상황에서 12월 수급 특성을 감안한 트레이딩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연말 쇼트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매수) 수요가 몰리는 종목, 기관들의 ‘윈도드레싱’에 활용되는 낙폭 과대 대형주를 눈여겨볼 만하다는 진단이다.

◆쇼트커버링 연말에 몰리는 이유

주식을 공(空)매도한 투자자는 연말 배당금을 대여자에 지급해야 해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생긴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는 주주도 주주명부 폐쇄 이전에 대여한 주식을 상환받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한 쇼트커버링 수요가 생긴다. 매년 12월(2005~2010년)에는 대차 잔액(투자자가 빌린 주식 규모)이 평균 20.4% 급감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대차 잔액 감소분의 65.4%는 마지막 5거래일에 집중됐다”며 “연말로 갈수록 쇼트커버링 속도가 빨라진다는 의미인 만큼 단기 트레이딩에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OCI LG이노텍 대차 잔액 비중 높아

쇼트커버링이 활발한 종목은 보통 매수세 유입으로 주가가 뛰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대차 잔액 비율이 높았던 종목의 마지막 5거래일간 수익률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있었던 2008년을 제외하고 매년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최근 대차 잔액 비중이 높은 업종은 운송과 하드웨어 반도체 화학 조선 등 대부분 경기민감주들이다.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는 OCI의 대차 잔액 비중이 31.4%(20일 기준)로 가장 높다. LG이노텍(28.3%) 두산인프라코어(19.5%) 삼성전기(16.8%) 오리온(11.8%) 등도 상위권에 속한다. 한 전문가는 “대차 잔액이 많고 상환 비중은 작은 종목이 앞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실적 등 수급 외의 요인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올 연말 윈도드레싱 수요 높다

‘윈도드레싱’이란 결산기를 앞둔 기관투자가들이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보유 종목 종가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기관은 최근 11년 중 연말(마지막 5거래일)마다 2006년 한 해를 제외하고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자산운용사는 2007년 10월 말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점을 찍고 내려온 상황에서도 마지막 5거래일간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는 등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올해도 기관이 윈도드레싱에 나설 가능성은 적지 않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절반 이상이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윈도드레싱으로 결산 수익률을 높이려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2.06%로 코스피지수 수익률(-9.87%)을 밑돌고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주로 펀드에 많이 편입한 종목 중 대형주가 윈도드레싱 타깃”이라며 “내년을 대비해 비중을 더 늘린다는 생각도 있어 그동안 주가가 크게 빠진 종목이 대상”이라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산운용사가 주로 순매수한 20개 종목(22일 기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하나금융(-6.33%)이었다. 기아차(-2.44%) 삼성생명(-1.68%) 등도 그동안 주가가 내려 윈도드레싱 관심 종목에 속한다.

김유미/서정환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쇼트커버링

short covering.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가 주식을 되사서 갚는 것을 말한다. 주식을 갚기 위해선 시장에서 주식을 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