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갔던 자문형 랩 '애물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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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중 49개 6개월 수익률 코스피 지수보다 부진
올 한 해 ‘자문형 랩’은 영욕의 시간을 보냈다. 상반기에는 물밀듯 들어오는 자금을 기반으로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 돌풍을 주도했으나 유럽 재정위기로 이들 주식이 급락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익률이 코스피지수에 뒤지고 있으며 한때 9조원을 넘어섰던 규모도 7조원 밑으로 줄었다.
◆코스피지수를 밑도는 수익률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증권사가 판매한 운용기간 1년 이상인 자문형 랩 19개 중 16개의 최근 1년간(지난 16일 기준)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수익률(-8.43%)보다 부진했다. 템피스(-0.92%) 이룸(-5.03%) 브레인1호(-7.86%)는 선방했지만 LS(-21.26%) 레이크(-20.95%) HR(-21.03%) 등 손실이 20%를 넘는 자문형 랩도 나왔다.
증시가 급락했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더 부진해 52개 자문형 랩 중 49개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수익률(-10.10%)을 밑돌았다. 레이크(-28.51%) 오크우드(-26.03%) 코스모(-18.50%) 브레인1호(-18.79%) 창의(-14.60%) 프렌드(-14.01%) 등 주요 자문사를 포함, 대부분이 15~20%대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벌어놓은 수익을 하반기에 완전히 까먹은 셈이다.
선제적 대응으로 조정장에서 양호한 성과를 낸 자문사들도 있었다. 알바트로스투자자문은 지난 6개월간 4.01%의 수익을 올렸다. 김희병 대표는 “시장이 한창 하락할 때는 주식비중을 45~50%까지 줄여놨었다”며 “내년에도 어려운 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절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이나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을 주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3.60%의 수익을 낸 세이에셋은 중소형주와 가치주로 대응했다. -7.91%였던 AK는 차·화·정 비중을 크게 줄이는 대신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LG전자,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정보기술(IT)주와 한국전력 등 경기방어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줄어드는 수탁액
자문형 랩 규모도 지난 5월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문형 랩 잔액은 작년 말 5조2412억원에서 올 5월 9조1824억원까지 늘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10월 말 6조9259억원까지 감소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금액 감소와 함께 투자자들이 부분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랩 담당 관계자는 “자문형 랩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시장이 반등할 때마다 조금씩 환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률이 부진하다 보니 말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자문형 랩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올해 경험이 있었던 만큼 자문사들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자문형 랩이 너무 급격히 성장하면서 부작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장점도 있는 만큼 지금보다 전체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차별화된 운용전략을 내세운 자문사들을 중심으로 자문형 랩 시장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코스피지수를 밑도는 수익률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증권사가 판매한 운용기간 1년 이상인 자문형 랩 19개 중 16개의 최근 1년간(지난 16일 기준)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수익률(-8.43%)보다 부진했다. 템피스(-0.92%) 이룸(-5.03%) 브레인1호(-7.86%)는 선방했지만 LS(-21.26%) 레이크(-20.95%) HR(-21.03%) 등 손실이 20%를 넘는 자문형 랩도 나왔다.
증시가 급락했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더 부진해 52개 자문형 랩 중 49개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수익률(-10.10%)을 밑돌았다. 레이크(-28.51%) 오크우드(-26.03%) 코스모(-18.50%) 브레인1호(-18.79%) 창의(-14.60%) 프렌드(-14.01%) 등 주요 자문사를 포함, 대부분이 15~20%대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벌어놓은 수익을 하반기에 완전히 까먹은 셈이다.
선제적 대응으로 조정장에서 양호한 성과를 낸 자문사들도 있었다. 알바트로스투자자문은 지난 6개월간 4.01%의 수익을 올렸다. 김희병 대표는 “시장이 한창 하락할 때는 주식비중을 45~50%까지 줄여놨었다”며 “내년에도 어려운 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절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이나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을 주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3.60%의 수익을 낸 세이에셋은 중소형주와 가치주로 대응했다. -7.91%였던 AK는 차·화·정 비중을 크게 줄이는 대신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LG전자,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정보기술(IT)주와 한국전력 등 경기방어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줄어드는 수탁액
자문형 랩 규모도 지난 5월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문형 랩 잔액은 작년 말 5조2412억원에서 올 5월 9조1824억원까지 늘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10월 말 6조9259억원까지 감소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금액 감소와 함께 투자자들이 부분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랩 담당 관계자는 “자문형 랩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시장이 반등할 때마다 조금씩 환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률이 부진하다 보니 말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자문형 랩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올해 경험이 있었던 만큼 자문사들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자문형 랩이 너무 급격히 성장하면서 부작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장점도 있는 만큼 지금보다 전체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차별화된 운용전략을 내세운 자문사들을 중심으로 자문형 랩 시장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