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다음주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국내 건설 경기 불황으로 4년 전 매각 때보다 몸값이 크게 낮아져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낸 매각 방안을 확정했다. 오는 26일 매각공고 후 내년 1월 인수의향서(LOI) 접수, 2월 예비입찰, 3월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밟는 일정이다. 매각대상 지분은 캠코를 포함한 7개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1490만6000주(50.07%)다.

당초 실무적으로 검토했던 신주 발행 방식의 매각안은 추진하지 않기로 결론났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신규자금이 필요할 경우 매각 절차 진행 중에 신주를 발행할 수 있는 길은 열어놨다.

금융권에서는 국내외 여러 업체들이 쌍용건설 경영권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국내 시공순위 20위권 내 건설사로 해외 호텔과 리조트 시공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4년 전 매각을 추진할 당시에도 6개 업체가 예비입찰에 들어왔으며, 이 중 동국제강과 남양건설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몸값도 낮아졌다. 쌍용건설 최근 주가는 7000원으로 2008년 동국제강의 입찰가격 3만1000원의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변수는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이다. 우리사주조합은 매각 지분 중 24.72%를 같은 가격에 우선 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분 16%를 감안하면 매각대상 지분 중 18%만 사들여도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지분 18% 인수가격은 현재 주가에 프리미엄 50%를 지불해도 550억원 정도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