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통큰 대출' 시장 반응은 시큰둥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은행권에 3년간 4890억유로(737조원)를 빌려주기로 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신통찮다. “근본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관론이 퍼지면서 재정위기국 국채 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ECB의 유동성 확대 조치는 오히려 물가상승 우려만 키웠다.

21일(현지시간)국채시장은 다시 들썩였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0.27%포인트 오른 6.84%를 기록했고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16%포인트 상승한 5.19%에 마감했다. FT는 “ECB의 유동성 확대책은 은행이 설탕 맛을 잠깐 보는 효과만 있을 것”이라며 “근본대책이 아니라는 판단에 투자자들은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행태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ECB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헝가리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했다. S&P는 “헝가리의 경제위기 해결 능력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신평사인 피치는 “미국 정치권이 내년 대선 이후 시행할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2013년에 ‘AAA’ 신용등급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