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최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자기자본비율이 낮아 재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경로를 통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측에 전달했다”며 “이를 통해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향후 민영화 때도 유리할 것”이라고 22일 말했다. 그는 “자본 확충 규모는 1조~1조5000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자본 확충 방식은 유상증자다. 우리금융이 증자 등을 추진하는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12.4%로 산은금융(15.2%) KB금융(13.7%) 신한금융(13.4%) 등 경쟁사보다 낮다.

우리금융 지분 56.97%를 갖고 있는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부실 금융회사에만 신규 자금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 증자에는 예보가 참여할 수 없다”며 “증자 절차가 개시되면 실권 후 일반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분 희석 및 외형 확대에 따른 민영화 지연 가능성 등 검토해볼 게 많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 계열사인 경남·광주은행에 총 5000억원가량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제4회 대한금융공학회 학술대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내년 상반기에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재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