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면 값 연초 대비 40% '뚝'…옷값 내릴까
섬유업계 중간 원자재인 원면 가격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정보업체 코리아PDS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원면 3개월 선물은 파운드당 86.84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보다 4.3%(3.97센트), 연초와 비교하면 38.9%(55.36센트) 낮은 가격이다.

◆펄펄 날다 경기침체에 ‘푹’

현재 원면 시세는 올 3월 초 역대 최고치(214.14센트)와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된다. 지난 4월과 6월 강도 높은 조정을 두 차례 거치며 연중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2분기 평균 가격이 160.85센트, 3분기엔 104.87센트로 하락한 데 이어 이달 평균 가격은 파운드당 89.12센트로 떨어져 일종의 ‘지지선’이라 할 수 있는 90센트대까지 무너진 상태다.

올초 원면 가격이 급등했던 이유는 중국, 파키스탄 등의 원면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수급이 불안해진 탓이었다. 반면 최근 가격 급락은 작황 호조로 원면 생산량은 늘어난 상황에서 경기침체 여파로 섬유 수요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미국 코튼인코퍼레이트는 최근 시장보고서에서 “섬유 수요의 약세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고 섬유공장들의 원면 구매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세계 3위 원면 수출국인 호주에서는 작황 호조로 이번 시즌 원면 생산량이 25% 증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초 원면값 폭등을 주도했던 중국과 파키스탄의 작황도 많이 회복된 상태다. 원면의 대체재라 할 수 있는 합성섬유도 석유화학 원자재 시장의 전반적 부진에 따라 가격이 약세를 띠고 있다. 대한방직협회 관계자는 “수급 요인에 따른 가격 반등은 수개월간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원면 수요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직업체 수익성 악화 전망

올해 가격 급락으로 피해를 본 농가들이 재배 작물을 전환할 예정이어서 내년 면 생산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국제면화자문위원회(ICAC)는 2012~2013 시즌 세계 면 생산면적을 전년도보다 8% 적은 33.3㏊, 생산량은 6% 감소한 2510만으로 예측했다.

원면 가격 급등으로 상반기 수혜를 누렸던 일신방직, 동일방직, 전방, 경방 등 면방업체들은 수익성이 다소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내년 국내외 섬유산업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관련 기업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물 가격 하락은 옷값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는 “원면 등의 가격이 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면 비중이 높은 의류는 가격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