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과제 발굴서 사업화 '원스톱 지원'
“질량분석장치는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이 모여 탄생한 종합기술입니다.”

시마즈제작소라는 중견기업에 다니면서 질량분석장치를 개발,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 씨(52)는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이 모여 팀워크를 이루면 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는 “몸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의학과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약학 그리고 질량분석을 위한 화학 공학 수학 전기 소프트웨어 등 총 7개 학문이 한 제품에 녹아 있다”며 서로 다른 지식 및 기술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 정부가 중소기업의 산업 융합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0월 산업융합촉진법을 시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 시행에 맞춰 집중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먼저 중소기업융합지원센터를 통해 기술 개발 주체 간 융·복합 활성화에 필요한 수요 발굴, 사업 개발을 비롯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 기술 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서로 다른 기술 요소의 적용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융합지수’를 개발했고, 연구·개발(R&D)에 성공하면 바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보증을 자동 연계하는 ‘R&D 지원 고도화 방안’도 마련했다. 내년 2월엔 융합 과제 발굴에서부터 R&D 기획, R&D, 사업화, 판로 확대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번의 평가로 해결할 수 있는 일괄지원 시스템인 ‘융합사업계획 승인제도’도 선보일 예정이다.

발빠른 융합을 위해 지원 프로세스는 간소화했다. 단계별 지원기관인 중소기업융합지원센터(과제발굴사전기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R&D 지원), 기술신용보증기금(보증지원), 중소기업진흥공단(사업화 자금 지원), 산업연구원(정책연구기관)이 지원기관협의회를 구성해 지방중소기업청과 함께 융합사업계획 승인제도를 운영한다.

융합 노하우가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융합선도기업 지정제도도 준비 중이다. 선도기업으로 지정되면 사업화와 판로 확대를 집중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이노비즈, 벤처기업 가운데 융합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지원 사업을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제도도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조규중 중기청 기술개발과장은 “무역 규모 세계 9위의 대한민국에서 지금 필요한 마인드는 ‘빠른 추격자’가 아닌 ‘시장 개척자’ 정신”이라며 “고객의 수요를 분석해 시장을 만들고 확대하는 융합 사업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선진 국가로 진입하는 관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한국경제·중소기업청·중소기업융합중앙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