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2012 ] 기업 '교육기부' 확산 스트롱코리아 디딤돌
“글로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경제와 금융, 과학기술의 이해입니다. 크리티컬한 지식은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워야 왜곡이 안 생깁니다.”

새해 ‘교육 기부’ 야전사령부 역할을 맡을 한국과학창의재단 강혜련 이사장(54·얼굴)의 말이다. 교육 기부는 기업 대학 연구소 개인 등이 보유한 지식(재능) 장비 등 인적·물적 자원을 초·중·고생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대학과 연구소에만 머물렀던 교육 기부 활동이 최근 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강 이사장은 “교육 기부는 어린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실무 지식을 배우고 뭘 잘 할 수 있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스트롱코리아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교육 기부 전담기관으로 지정받은 창의재단은 내년 1월1일자로 교육기부센터를 이사장 직속으로 설치하고 2월 말까지 교육 기부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시키는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열 예정이다. 재단 내 관련 콘텐츠 기획 및 컨설팅 인력도 확충하기로 했다.

창의재단은 지금까지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 GS칼텍스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포스코 두산그룹 등 15개 대기업(군)과 교육 기부 활동을 함께 펼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한화그룹 한국수자원공사와도 곧 MOU를 맺을 예정이다. 강 이사장은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기업들이 이제는 앞다퉈 교육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교육 기부를 할 때 명확한 컨셉트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상투적인 안전교육을 시키기보다는 자동차회사가 직접 원천 과학기술과 엔지니어링 등에 관해 설명해주면 자연스럽게 진로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의재단은 기존 교육 기부 마크제(기관 지정제)를 중소기업 지원 방안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조달청 중소기업청 등과 협력해 교육 기부에 참여한 중소기업에 공공과제 입찰시 가점 등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 이사장은 “교육 기부는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의 우수 과학기술 인재를 발굴·지원한다는 뜻”이라며 “기부가 쌓일수록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무형 자산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재능 기부도 강조했다. 그는 “건전한 여가를 누리는 습관도 어릴 때부터 쌓아야 한다”며 “문화 예술 역사와 관련된 유명 인사의 재능 기부 프로그램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흥미와 전문지식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RSP(제품으로부터 배우는 과학기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SP 는 갤럭시S 등 보편화한 첨단 상품을 뜯어보며 과학기술 원리에 대해 ‘끝장 분석’하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교육 기부와 함께 재단의 업무 양대 축인 ‘창의·인성교육’ 확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재단은 창의인성교육 수업의 이론적 모델 및 실제 사례, 학생 지도 방법, 각종 연구 및 전문 자료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고 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