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경영권 분쟁 끝에 매물로 나온 하이마트 인수를 추진한다.

하이마트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22일 “GS리테일이 하이마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GS와 롯데가 최종 후보로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진기업 등 하이마트 매각 관계자들이 GS와 접촉하고 있다”며 “GS도 인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이 하이마트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 곳에서 파는 카테고리 킬러 업태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전자제품 분야 국내 최대 카테고리 킬러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삼성 LG 등 가전 브랜드가 유통까지 하는 독특한 구조”라며 “한 매장에서 이들 가전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것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 의향을 밝힌 만큼 롯데에 넘어갈 경우 GS그룹의 주력 분야 중 하나인 유통 부문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GS마트와 GS스퀘어를 매각하면서 1조4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하이마트의 높은 몸값은 인수에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회사 전체 자산가치가 1조원에 못 미치는데 무형 자산인 영업권을 장부상 1조7000억원 가까이 잡아 놓은 것은 인정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이마트는 2008년 523억원, 2009년 895억원의 영업권을 각각 상각했으나 작년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국제회계기준(IFRS) 아래서는 영업권을 자산으로 인정해 상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하이마트 매각은 최대주주인 유진기업 지분 31.3%와 선종구 회장 지분 17.4%, HI컨소시엄 지분 8.9% 등 총 57.6%가 대상이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과 유진투자증권 등의 보유 지분까지 동반 매각할 경우 최대 68.9%에 이르게 된다. 시장에서는 현 주가 수준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지분 68.9%의 매각가가 2조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