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형 ELS·헤지펀드 등에 투자를"
“회복 징후는 분명합니다. 그 전까지의 변동성 장세가 언제 마무리될까가 관건이죠.”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박문환 동양증권 프라임지점 부장(필명 샤프슈터)은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지금의 ‘헤드라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유럽발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지원을 둘러싼 해당 국가들 간의 대립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회복세로 돌아서는 듯하다가 독일이 유로존 지원에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 다시 조정받는 식의 패턴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박 부장은 하지만 유럽 위기의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진단했다. 유럽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다소 과장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매수하는 국채 규모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3% 선으로 위기라고까지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리스 혹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더 작고 강한 유럽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들 국가의 퇴출이 가시화되면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국채는 3600억유로 수준으로 나머지 국가들이 분담해서 떠안을 여력이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박 부장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북한, 중국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나머지 외부 요인들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부동산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그는 “미국은 전체 소비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바로미터가 부동산 경기”라며 “부동산 경기가 정상 수준 근처까지 좋아졌다는 게 확인되면 실적장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증시에 또 다른 변수로 급부상한 북한도 눈여겨 볼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있어 권력 이양 이후의 체제 불안이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칫 내부 권력 투쟁 등으로 북한 정권이 와해 국면을 보인다면 단기적으로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만~300만명 정도의 탈북자가 국내에 유입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국가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며 “극단적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통일되면 북한 주민들에게 최저 생계비만 지급하더라도 국내 GDP는 지금의 70% 이하로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은행 부실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독립채산제로 재정을 운영한다. 지방정부는 대부분 수입을 토지 임대를 통해 얻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이 부실화되고 은행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중국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내수 경기 부양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실이 더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를 둘러싼 요인들이 차츰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분간은 안전 자산 위주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주식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추천 투자상품으로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최근 출시된 헤지펀드 등을 꼽았다. 박 부장은 “헤지펀드 중에서는 변동성이 커질 때 수익률이 좋아지는 선물추종매매전략(CTA) 상품, 지수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전략 상품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식 직접투자와 관련해선 섹터나 업종보다 종목별 접근을 강조했다. 겨울철이 되면 조류독감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 제약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노출도가 낮고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건설주 등을 유망 투자대상으로 꼽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