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올해 성적이 부진한 주택사업 부문 임원들을 대폭 물갈이하고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내년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분양 물량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주택사업 부문 임원 10여명을 새로 바꿨다.

주택사업을 총괄하는 부사장에는 배동기 경영지원실장을 승진, 발령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조직 추스르기”라며 “글로벌 사업 등을 강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도 최근 인사에서 주택사업 부문 임원들을 대거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 인사에서 건축사업본부에서만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임원 5명이 옷을 벗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반해 플랜트 등 해외 부문에서 승진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주택 부문이 포함된 건축사업본부 인원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줄여오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서 일부 신규 수주가 있었을 뿐 민간 수주는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한 GS건설은 임원급에서의 변동은 없지만, 주택사업본부 내 상품개발팀(20명)을 해체하고 이들을 주택디자인팀과 주택설계팀으로 흡수했다. 2007년 이후 꾸준히 주택사업 부문을 축소, 1000명 수준이었던 인력이 현재는 600명 선까지 줄었다.

반면 대우건설은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택사업본부가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아 임원 물갈이 영향권에서는 한발 비켜났다. 주택사업본부장인 현동호 전무는 작년에 이어 유임됐다. 대우건설은 올해 전국에서 1만2506가구를 공급, 현대건설(9116가구)과 삼성물산(8541가구)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 분양 물량도 조정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와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등에 따르면 내년에 공급 예정인 민간 주택은 전국 169개 단지, 11만3000여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보다 6만가구 정도 줄어든 수준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내년 공급예정 물량은 공급계획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며 “국내외 경제 둔화,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