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찾은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퍼스트 프라임’ 3단지. 공식 입주는 26일부터 시작이지만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계약자의 입주는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23일 입주민 17가구의 이삿짐을 실은 트럭이 들어온 데 이어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진 주말에도 20가구가 이삿짐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지난 23일 이삿짐을 가장 먼저 옮겨 사실상 세종시 첫 입주민이 된 방헌득(58)·오명옥(55) 씨 부부는 “기존에 살던 충남 공주의 봉명동 집을 빨리 비워줘야 해 예정일보다 일찍 이사오게 됐다”며 “금강변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아 이 집을 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주변이 아직 공사판”이라며 “도로나 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해 당분간 인근 노은지구 등을 자주 오가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1582가구 입주 시작

세종시 첫마을 1단계 아파트는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송원리 일대 115만8000㎡에 조성됐다. 모두 2242가구 규모이며 우선 일반분양 아파트 1582가구가 26일부터 내년 2월25일까지, 공공임대 아파트 660가구는 내년 1월12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연말까지로 예정된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을 보려는 입주민들이 많아 이달 안에 300여명의 입주민들이 몰릴 것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예상했다. 방씨 부부 이삿짐을 옮긴 업체 직원은 “내주까지 이사 일정이 꽉 잡혀 있다”며 “이쪽 업계는 사실상 대목인 셈”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고 8000만원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첫마을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최고 8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첫마을 인근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3단지의 경우 평균 3000만원, 최고 8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며 금강 조망이 좋은 중대형 평형의 프리미엄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M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첫마을 아파트 가격은 내년 말 공무원 입주가 시작될 때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공무원 및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많을 경우 가격이 다시 한 번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부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극동건설 등이 분양한 민간아파트에도 높은 웃돈이 붙어 있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민영아파트 분양권에는 5000만~1억3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고, 일부 불법 분양권 전매도 이뤄지고 있다.

◆편의시설 부족 우려

입주가 시작됨에 따라 각종 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농협 우리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 지점들이 영업을 시작했고, 경찰지구대 119안전센터 우체국 보건지소 등이 개관했거나 26일 문을 연다. LH는 26일 대전과 조치원을 잇는 내부순환도로 1단계 12.6㎞ 중 4.1㎞ 구간을 개통한다.

하지만 주민 편의시설은 아직까지 미흡하다. 첫마을 아파트 내에는 보건지소가 있지만 일반과목, 치과, 한방 등 3명의 공중보건의가 전부다. 입주민들은 일반병원에 갈 경우 승용차로 연기 금남면(소요시간 5분 이상)이나 대전 노은동(10분 이상)으로 가야 한다. 약국, 미용실, 편의점, 세탁소, 학원 등도 없어 당분간 인근 대평리 시설을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H 관계자는 “학원, 미용실, 세탁소, 마트 등으로 입점하겠다는 문의가 오고 있어 내년 1월 중순 이후면 필수적인 편의시설은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