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울산이 서울보다 훨씬 잘산다는데…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0년 지역소득 현황’에 따르면 울산의 1인당 소득이 서울을 2년 연속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울산이 서울보다 정말 잘사는 것일까.

지역소득은 한국은행이 매년 집계하는 국내총생산(GDP) 등 국민계정을 16개 시도 단위별로 나눠 집계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이런 이유로 국민계정을 구성하는 각종 경제지표마다 ‘지역(Regional)’이란 단어가 붙는다. 이를테면 GDP, 국민총소득(GNI) 등이 지역내총생산(GRDP) 지역총소득(GRNI) 등으로 바뀌는 식이다.

전체 지역내총생산이 가장 많은 곳은 단연 서울이다. 서울의 지난해 지역내총생산은 274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23.4%를 차지했다. 그러나 서울에 사는 인구가 1057만명(20.2%)에 달하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규모만 놓고 잘산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 GDP가 전 세계에서 2위 규모지만 선진국으로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에서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가장 많은 곳은 울산이다.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5400만원으로 서울(2737만원)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그렇다면 울산시민이 과연 서울시민보다 2배가량 잘사는 것일까. 지역내총생산은 그 지역에서 창출된 최종 생산물의 가치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서울시민이 울산의 조선소에 내려가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최종 재화인 배를 만드는 데 기여했으므로 울산의 지역내총생산에 포함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서울의 소득으로 보는 게 옳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지역총소득과 개인소득이다. 지역총소득은 지역총생산에서 지역 외부에서 들어온 소득은 더하고 외부로 나간 소득을 뺀 것이다. 개인소득은 지역총소득 중 지방자치단체와 법인으로 돌아간 소득을 빼고 순수하게 개인에게 분배된 소득을 말한다.

울산의 지난해 1인당 지역총소득과 개인소득은 각각 3870만원과 1627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각각 3640만원과 1593만원이었다. 울산이 서울에 비해 앞서지만 1인당 총생산의 차이보다는 훨씬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