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소련 붕괴 후 최대 시위 … 12만명 부정선거 규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르비 "푸틴 이젠 물러나야"
러시아에서 옛 소련 붕괴 후 20년 만에 가장 많은 인파가 참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의 구호는 당초 부정선거 규탄과 공정선거 요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퇴진으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도 푸틴 퇴진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AFP통신은 소련 붕괴 이후 최대 인파인 약 12만명의 시위대가 24일 모스크바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푸틴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25일 보도했다.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도 각각 4000명, 2000명이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은 “시위대의 구호가 공정선거 요구에서 푸틴 퇴진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푸틴이 집권 1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반목으로 해임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과 변호사이자 유명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참가했다.
러시아 정부에 선거부정을 시인하라고 촉구했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푸틴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고르바초프는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두 번, 총리 한 번 했으면 충분하다”며 “푸틴이 지금 물러나야 그가 했던 긍정적인 일들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올해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이 ‘러시아의 겨울’로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상황이 중동지역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장기 집권한 대통령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유명 블로거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러시아 국민들의 반(反)푸틴 정서는 지난 9월 푸틴이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확대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의 11월 말 여론조사 결과 푸틴 지지율은 1년 새 16%포인트 떨어진 61%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도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광범위한 선거부정을 저질렀지만 득표율은 49%에 그쳤다. 과반을 간신히 넘긴 238석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 지난 총선에 비해 77석이나 줄었다.
그러나 이번 시위가 혁명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시위에 주로 중산층과 대도시 젊은이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인구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푸틴의 대항마로 러시아 3대 갑부 미하일 프로호로프와 나발니 등이 떠오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한편 시위대는 내년 초부터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AFP통신은 소련 붕괴 이후 최대 인파인 약 12만명의 시위대가 24일 모스크바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푸틴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25일 보도했다.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도 각각 4000명, 2000명이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은 “시위대의 구호가 공정선거 요구에서 푸틴 퇴진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푸틴이 집권 1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반목으로 해임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과 변호사이자 유명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참가했다.
러시아 정부에 선거부정을 시인하라고 촉구했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푸틴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고르바초프는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두 번, 총리 한 번 했으면 충분하다”며 “푸틴이 지금 물러나야 그가 했던 긍정적인 일들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올해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이 ‘러시아의 겨울’로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상황이 중동지역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장기 집권한 대통령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유명 블로거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러시아 국민들의 반(反)푸틴 정서는 지난 9월 푸틴이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확대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의 11월 말 여론조사 결과 푸틴 지지율은 1년 새 16%포인트 떨어진 61%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도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광범위한 선거부정을 저질렀지만 득표율은 49%에 그쳤다. 과반을 간신히 넘긴 238석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 지난 총선에 비해 77석이나 줄었다.
그러나 이번 시위가 혁명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시위에 주로 중산층과 대도시 젊은이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인구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푸틴의 대항마로 러시아 3대 갑부 미하일 프로호로프와 나발니 등이 떠오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한편 시위대는 내년 초부터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