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뷔페가격 인상 러시…1인당 10만원 육박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뷔페 가격이 내년 1월부터 1인당 10만원 수준으로 오른다. 웨스틴조선 더플라자 쉐라톤워커힐 인터컨티넨탈 힐튼 등도 최근 뷔페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해당 호텔들은 “식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값비싼 메뉴를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호텔 뷔페가 워낙 잘되다 보니 가격을 올려도 손님이 줄어들지 않을 걸로 자신하는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은 내년 1월부터 뷔페식당 ‘더 파크뷰’의 가격을 1인당 7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해 고객이 실제 지불하는 1인당 식사비는 9만750원에서 9만6800원으로 7% 인상되는 것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더 파크뷰를 ‘뷔페 위의 뷔페’로 만들기 위해 더 비싼 재료를 쓰고 메뉴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뷔페식당 ‘라세느’의 저녁식사 가격을 지난 9월 7만5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8만2000원으로 또다시 인상하기로 했다. 세금과 봉사료가 포함된 1인당 실제 가격은 9만9220원으로 오르게 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라세느 재단장 1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 한 달 동안 스페셜 메뉴를 추가하면서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2월부터 스페셜 메뉴를 빼는 대신 가격을 7만9000원으로 환원할지, 메뉴를 그대로 두고 8만2000원으로 유지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호텔 뷔페의 특성상 한번 들여놓은 고급 메뉴를 빼기 쉽지 않은 데다 가격을 내린 전례가 거의 없는 만큼 8만2000원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주요 호텔들도 11월과 12월에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웨스틴조선은 ‘아리아’ 뷔페의 가격을 11월부터 7만9860원(세금·봉사료 포함)에서 8만8330원으로 인상했고, 쉐라톤워커힐도 11월부터 7만3810원(주중 저녁 및 주말 점심)~7만8650원(주말 저녁)이었던 ‘포시즌’ 뷔페의 가격을 8만4700원으로 8~15% 올렸다.

이달 들어선 인터컨티넨탈(7만6000원→7만9000원·주말 저녁 기준), 더플라자(7만2600원→7만9860원), 밀레니엄힐튼(6만원→6만5000원)이 뷔페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내년 2월에는 파크하얏트도 7만7000원에서 8만2500원으로 올린다.

업계에서는 호텔들이 앞다퉈 뷔페 가격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로 ‘수요 증가’를 꼽고 있다. 호텔마다 연일 만석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초과 상태인 만큼 어느 정도 가격을 올려도 좌석을 채우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신라호텔은 고객이 너무 몰리자 올해 처음으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저녁 2부제’(저녁 5시30분~7시30분, 8~10시로 두 차례 운영)를 실시하기도 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호텔 뷔페 손님이 중년 부유층에서 젊은 직장인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신라호텔 더 파크뷰 매출은 2008년 104억원, 2009년 120억원, 작년 149억원에 이어 올해는 176억원으로 늘었다.

호텔 간 ‘고급화 경쟁’에 따른 재료비 부담 증가도 뷔페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꼽힌다. 한 호텔 관계자는 “뷔페 고급화에 나선 신라와 롯데를 따라잡기 위해 다른 특급호텔들도 식재료를 고급화하면서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