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ㆍ문성근 공략에…與 텃밭 PK '흔들'
한나라당의 ‘텃밭’인 PK(부산·경남)가 술렁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문재인 문성근 투톱을 앞세워 부산 공략에 나서면서 한나라당이 PK 수성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도 직접 나설 태세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출마를 선언한다. 문 이사장과 문 대표는 각각 사상구와 북강서을 지역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역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곳이다. 문 대표는 부산 출신은 아니지만 문 이사장이 “가장 어려운 곳에서 함께하자”며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길 전 장관은 부산진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다른 야권 인사들도 부산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재수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은 북강서갑에, 최인호 민주당 시당위원장은 사하갑, 재선인 조경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사하을 출마를 채비 중이다. 박재호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도 부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들이 대거 부산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부산저축은행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민심 이반이 심각해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도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원들의 불출마로 생긴 빈 자리를 메울 새 인물과 민심 달래기용 정책을 동시에 제시하는 ‘패키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김형오(영도) 현기환(사하갑) 장제원(사상) 의원 등 부산에서만 3명이 불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일부 중진도 불출마를 검토 중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여러 인물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중성과 뒷심을 겸비한 ‘뉴페이스’를 내세워 PK를 사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책 카드를 꺼냈다. ‘저축은행피해구제법’을 이달 중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부산진구을)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부산저축은행·부산2저축은행 등 8개 영업정지 은행의 피해액 4000여억원을 보상받게 된다.

또 ‘동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지화한 이 공약을 ‘박근혜 공약’으로 부활시켜 총선 및 대선까지 밀어붙일 예정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본인이 직접 현장에 내려가 PK 주민들과 소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당직자는 “PK지역이 사방에서 위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0·26 재·보궐선거 당시 부산동구청장과 경남 함양군수 선거에서 박 위원장의 위력이 확인되지 않았는가. 상대진영에서 어떤 후보를 낼지 지켜본 뒤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허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