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좌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두고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소요사태 진정 차원에서 미국으로 떠나겠다고 했지만 새 정부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권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AP통신은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군의 충돌로 13명이 숨지고 200명이 부상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지난 20일부터 남부지방 타이즈와 아덴, 이브 등에서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해온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수도 사나에 모여 10만 명 규모의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진압 과정에서 정부군의 발포로 사망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아랍연맹(AL)에 살레 대통령의 처벌을 주장하기 위해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 이양을 골자로 한 걸프협력회의(GCC) 중재안에 서명하고 형사 처벌을 면제받았다.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약속과는 달리 권력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예멘의 안정 회복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겠다고 말했지만 언제 떠날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다시 돌아올 것을 선언하며 새 정부 구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강검진을 마친 뒤 예멘으로 돌아와 GCC 중재안을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멘 차기 대통령 선거는 내년 2월21일 실시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