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동차가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장면을 자주 보곤 한다. 새로운 신차가 영화를 통해 데뷔하거나 영화의 한 장면에 등장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때론 주연 배우를 빛내주는 조연 역할을 해낼 때도 있다. 추격신이 많은 액션 영화에선 빠질 수 없는 소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차량 협찬은 이젠 메이커 업체에 중요한 홍보수단이 됐다.

자동차, 영화를 빛내다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다크나이트>(2008)에는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의 ‘무르시엘라고 LP640’이 나온다. 배트맨의 주인공인 브루스 웨인이 타는 이 차는 최고 속도가 시속 340㎞에 달하는 12기통 6.5ℓ 엔진을 얹었다. 악당 조커를 잡기 위해선 가속력도 빨라야 하는 법. 브루스 웨인은 ‘배트카’로 람보르기니만 고집하는 걸로 유명하다. <다크나이트>의 전작 <배트맨 비긴스>(2005)에선 ‘무르시엘라고 LP640 로드스터’를 탔고, 내년 여름 국내 개봉을 앞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선 최신형 ‘아벤타도르 LP700-4’를 타고 나올 예정이다.

쉐보레의 스포츠카 ‘카마로’는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해 화제가 된 차다. 노란색 로봇카 ‘범블비’는 2007년 상영된 1편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3편까지 잇달아 나오면서 영화 팬들에게 친숙한 캐릭터가 됐다. 영화 흥행에 힘입어 미국에선 16년 만에 라이벌인 포드 머스탱의 판매량을 앞서기도 했다. 카마로는 1966년 첫선을 보인 이래 현재 5세대 모델까지 진화했다.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 ‘R8 스파이더’는 영화 <아이언맨 2>(2010)에서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애마로 나왔다. 세계 최강의 무기업체 최고경영자(CEO)인 스타크는 최고 시속 313㎞에 달하는 이 고성능 차를 터프하게 몰고 다닌다. 아우디코리아는 영화의 흥행과 함께 이 차를 작년에 출시했다. 다만 차값은 부담스럽다. 국내 소비자가격은 2억3140만원.

최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는 BMW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BMW i8’이 등장한다. 2013년 출시를 앞둔 이 차는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영화에선 인도 뭄바이를 배경으로 하는 신에서 나온다. 1.5ℓ 3기통 엔진과 전기모터를 장착해 26.6㎞/ℓ의 연비를 낸다. 차 문은 나비 날개 펼치듯 열리는 ‘나비 도어’ 방식을 적용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