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내 자동차 업계는 국산차와 수입차 70여종이 쏟아지면서 한해 동안 신차 경쟁이 치열했다. 이중 판매 효과를 봤던 모델이 있는 반면 기대 이하의 판매 성적표를 거머쥔 차도 있다.

특히 올해는 ‘신개념’ 디자인을 선보인 자동차들이 나오면서 시장이 다양화됐다는 평가다.

○“올 행복”… 아반떼·그랜저·520d·큐브

국산차 업계에서는 현대차 아반떼와 그랜저, 기아차 모닝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베스트셀링 톱3’로 기록됐다. 12월 한 달간 판매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모델별로 판매 격차가 커 3개 차종의 순위는 변동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베스트셀링카의 주인공은 준중형차 아반떼가 차지했다. 아반떼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총 12만487대가 팔려 기아차 모닝(10만2340대)과의 격차를 1만8000여대로 벌리면서 판매 1위를 확정했다.

준대형차 그랜저는 올해 출시된 신차 중 가장 잘 팔리면서 ‘히트 상품’이 됐다. 그랜저는 연간 판매 실적이 사상 처음 중형차 쏘나타를 앞질렀다. 특히 올 4월에는 그랜저TG(2006년 1월)로 모델별 판매 1위에 오른 이후 63개월 만에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12년간 베스트셀링을 지켰던 쏘나타는 올 11월까지 작년 동기보다 32.3% 감소한 9만4920대 판매에 그치면서 아반떼와 모닝, 그랜저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차는 BMW 520d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520d는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BMW 528에 이어 3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총 1599대가 팔린 데 반해 올해는 11월까지 5935대가 팔려 수입차 전체 모델 중 전년 대비 판매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닛산의 박스카 큐브는 올 하반기 가장 주목받은 차로 꼽힌다. 큐브는 일본 지진과 태국 홍수 피해로 어려운 한해를 보낸 일본차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 부진을 뚫은 차였다. 하반기 국내 출시돼 4개월간 1915대가 팔리면서 수입차 모델별 순위는 9위, 일본차 중에선 도요타 캠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대 이하”… i40·캡티바·뉴 SM7

현대차 중형 왜건 i40는 하반기 기대작이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신차 발표 이후 출고가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다가 2개월간 출고 대수는 952대에 그쳤다. 같은 중형차급인 쏘나타 두 달간 판매량의 5%에 불과했다.

한국GM이 출시한 쉐보레 캡티바와 르노삼성차의 준대형 세단 올-뉴 SM7은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한 차다.

쉐보레 소형 SUV 캡티바는 지난 10월 156대, 11월에 135대가 팔리면서 구형 모델 윈스톰 때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7년 만에 풀체인지 된 신형 SM7은 하반기 주목받은 신차였으나 최근 판매량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8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신형 SM7은 9월에 3221대가 팔린 뒤 10월 1296대, 11월 886대로 판매량이 떨어져 르노삼성의 고민거리가 됐다.

○벨로스터·레이 등 디자인 다양화

2011년은 신차 수가 많았던 만큼 이색적인 디자인을 접목한 차들이 업계 주목을 받았다. 국산차 중에선 3도어 좌우 비대칭 디자인을 구현한 현대차 벨로스터가 ‘디자인 별종’ 차로 이목을 끌었다.

또 하반기엔 기아의 미니 CUV(크로스유틸리티차) 레이가 나오면서 국산 첫 박스형 차로 현재 주목받고 있다.

레이는 사전 계약대수가 이미 8000대를 넘어섰다. 수입차 중에선 ‘박스카의 원조’로 불리는 큐브가 도심형 레저용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