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선 핸드브레이크 안 쓰는 이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운전자들은 겨울철 용품 구비에 바빠졌지만 추운 날씨가 1년 내내 이어지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월동 준비가 습관화돼 있다. 정부에서는 혹한기에도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운전자들도 겨울철 용품을 항상 구비하고 다닌다.

북유럽에서는 추운 날씨 탓에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자동차 문화가 있다. 우선 공용주차장과 차고에는 개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전기플러그가 설치돼 있다. 이 전기플러그는 차량 내부에 달려 있는 손바닥만한 열선팬과 연결된다. 열선 가열 장치는 자동차 내부와 부동액을 데워주고 배터리 방전을 막는다. 자가 운전자들은 차량 구입시 열선 장치를 옵션으로 구입할 수 있다.

북유럽 운전자들은 주차시 핸드브레이크를 채워 놓지 않는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핸드브레이크를 채우면 내부에 있는 ‘브레이크 슈’와 ‘드럼’이란 부분이 맞닿는데 날씨가 추우면 두 부품이 맞닿은 상태에서 그대로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습관적으로 핸드브레이크를 채우던 사람들이 추운 국가에서 낭패를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도로가 수시로 눈에 덮이지만 타이어에 스노체인을 장착한 차량은 거의 볼 수 없다.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의 경우 12월1일부터 3월1일까지 운행 중인 전 차종에 겨울용 타이어 장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어서다. 이 타이어는 사계절용 타이어와 무늬와 재질이 다르다. 눈길, 빙판길에서 최적화한 제품으로 별도 스노체인을 장착하지 않는다. 대신 북유럽 국가의 운전자들은 트렁크에 로프와 쇠고리를 가지고 다닌다. 폭설에 바퀴가 묻힐 경우 견인용으로 쓰인다.

정광용 <제동시스템설계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