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틀리 '뉴 컨티넨탈 GT', 도로에 달라붙은 듯…안정감 뛰어나
영국의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벤틀리의 쿠페 모델인 ‘뉴 컨티넨탈 GT’는 2002년 첫 컨티넨탈 GT 출시 이후 8년 만에 나온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이다. 외관은 쿠페답지 않게 우람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선 몇 개로 구성한 단순한 디자인이었지만 세련됐고 존재감이 컸다.

황소의 가죽을 그대로 씌운 듯한 진한 황토색 시트 등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센터페시아도 정돈된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어도 벤틀리의 ‘B’ 표시와 나무, 메탈 재질을 적절히 배합해 가장 아름다운 기어 중 하나로 만들었다. 목재 베니어도 햇빛에 의해 변색하지 않도록 자외선 안정제로 도포했다.

시동을 걸었다. 6ℓ 12기통 엔진의 강한 소리를 기대했지만 실제 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나지막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낮은 소리도 나름 매력적이었다. 트윈 터보차저 파워트레인은 회전수 6000rpm에서 최고 출력 575마력, 1700rpm의 저회전 영역에서 71.4㎏·m의 최대 토크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췄다.

[시승기] 벤틀리 '뉴 컨티넨탈 GT', 도로에 달라붙은 듯…안정감 뛰어나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달려봤다. 2320㎏의 무거운 차체 때문에 핸들링이 가볍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이었다. 곡선 구간에서는 코너링이 다소 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6초다. 시속 200㎞까지도 10여초 만에 도달했다. 시속 220㎞를 지나자 ‘too fast’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계기판 최고 속도가 340㎞, 제한속도도 318㎞로 높았다.

하지만 시속 220㎞를 지나면서 가속은 다소 더뎠다. 하지만 고속 구간에서의 정숙성이 뛰어났고 도로 아래로 깔리는 안정감도 훌륭했다.

방향지시등 위치가 너무 아래에 위치해 차선 변경시 신경에 거슬렸다. 공인 연비는 5.4㎞/ℓ였지만 시내 주행시 2.5~3㎞/ℓ, 정속주행 구간에서는 4.7㎞/ℓ를 기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