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와 GS리테일에 '평행이론' 적용이 가능할까?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GS리테일이 상장 이후 KAI와 닮은 행보를 하고 있다. 고평가 논란을 딛고 상장 이후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는 점과 상장 초기 전 증권사를 통틀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곳이 단 한 곳 뿐이라는 점이 똑같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KAI는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상장 초기 KAI가 높은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주가 고평가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KAI는 상장 한지 보름여만에 꾸준히 상승해 공모가 대비 90% 가까이 주가가 치솟으면서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주가(2만9300원)가 올해와 내년도 KAI의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29.89배에 해당했기 때문.

당시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보잉사(社)가 PER 15배, 록히드마틴이 17배 수준을 적용받아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성장성과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란 가중치(프리미엄)를 주더라도 과열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주가 수준은 현재(23일 종가 3만8300원)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현재 주가는 공모가와 비교해 147% 올랐다.

GS리테일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지적도 비슷하다. GS리테일이 상장한 지 아직 이틀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주가 수준을 논하는 것이 이르지만 공모가 책정 당시부터 고평가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공모가 2만1000원은 올해 예상 실적 대비 PER 15.5~18.5배 수준으로 국내 대표 유통업체(평균 12배)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모가 대비 20% 이상 상승하고 있는 현재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 고평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아직 상승 여력이 많이 남았다는 진단을 내놓은 보고서가 나온 점도 이 두 회사의 평행이론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KAI의 경우 당시 이상우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현재 하이투자증권)이 전 증권사에서 유일하게 KAI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개진한 바 있고, GS리테일은 한화증권이 이날 유일하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당시 "대학시절부터 항공산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서 "KAI는 상장 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본 회사라 다른 애널리스트와 달리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데 자신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사업에 대한 성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주가 고평가 논란이 불고 있으나 앞으로 저출산과 노령화,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소량·근접상권 구매와 간편 가정식 소비 트렌드 등으로 이어져 편의점 사업이 유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2012년 예상 순이익 기준 PER 20배를 적용한 목표주가 3만30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고평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발간된 정식 분석 보고서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가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소신을 담은 보고서가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상장한 지 6개월여가 된 KAI에 대해 현재 고평가를 운운하는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년부터 본격화될 민영화에 대한 기대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고평가 논란에도 이틀째 급등세를 타고 있는 GS리테일이 KAI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