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은 밥먹듯이 지각에 칼퇴근을 하면서도 승진에서 앞서 나간다. 매일 야근도 마다 않고 한눈 팔지 않으며 일만 하는 이 대리는 올해도 챙겨 받는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

연말 평가시즌이 되자 승진에서 밀리고 인센티브가 없어 냉가슴을 앓는 직장인들이 많다. 분명이 다른 동료보다 더 열심히 일한 것 같은데 인정은 못 받고 손에 잡히는 성과도 없어 우울하다.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리더스북 펴냄)의 저자 토니 슈워츠는 성과란 더 많이 더 오래 일할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더 적게 더 효율적으로 일할 때 나온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 책에서 직원들의 네 가지 욕구를 휴식, 관계, 몰입, 일의 가치로 분류했다. 이는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 욕구 단계론을 성과 창출 이론에 도입한 것으로 인간의 기본 욕구인 '휴식에 대한 욕구'가 해소됐을 때 비로소 제대로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일을 많이 시키기로 유명한 삼성전자가 변한 것도 이 같은 휴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 TVㆍ휴대폰ㆍ가전 등 세트부문부터 자율출근제를 도입한 후, 지난해부터는 전 사업부로 확대했다. 자율출근제란 오전 6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자율적으로 출근해 9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러한 자율근무제를 "직원의 몰입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휴식과 재충전에 대한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제도"라고 말했다.

슈워츠는 또 짧은 시간에 재충전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들을 책에서 제안한다. 첫 째는 호흡을 30초~60초 동안 깊게 규칙적으로 하는 것. 제대로된 호흡법만으로도 심신을 안정시키고 분노와 짜증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둘 째는 매일 같은 시간 5분에서 1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다. 가급적 업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가능하면 회사 근처를 잠깐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만약 이 모든 것이 힘들다면 잠시 모니터를 끄고 눈을 감은 채 숨을 고르거나, 화장실에 가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재충전의 효과는 얼마나 오랜 시간을 휴식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는 업무성과가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적으로 일하느냐에 달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 토니 슈워츠(Tony Schwartz)는?

저널리스트로 시작해 미국 '뉴욕타임스' 리포터, '뉴스위크' 에디터, 경영월간지 '패스트컴퍼니'의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했다. 개인과 조직의 성과개선을 도와주는 컨설팅 업체 '에너지 프로젝트'의 창립자이자 CEO이기도 하다.
구글, GE, 자포스, 포드, 로열더치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질레트, 마스터카드 등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삶과 조직의 에너지 관리에 대해 컨설팅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