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자살한 중고학생 735명 …‘굿바이 학교폭력’ 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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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학교폭력과 집단 괴롭힘으로 8명의 중·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16개 시도교육청이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2006년부터 5년간 자살한 학생은 총 735명에 달했다.
대구에서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생의 자살로 학교 폭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의 처방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생들의 자살 원인을 보면 염세비관 13.9%(102명), 성적불량 12.2%(90명), 이성관계 7.1%(52명), 신체결함ㆍ질병 2.6%(19명), 가정의 실직ㆍ부도ㆍ궁핍 2%(15명) 등의 순이었다.
최근 3년간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자체 심의한 학교폭력 건수는 2008년 8813건에서 2009년 5605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7823건으로 다시 늘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2010 학교폭력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30.8%,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답한 학생도 13.9%에 달했다.
교과부는 최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26일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학교폭력 대책을 논의했다. 연 2회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내년부터는 전문상담사 1800명을 일선 학교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교육청별로 공익근무요원을 학교 안전보호 보조인력으로 활용하는 정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교과부가 23일 개발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굿바이 학교폭력’도 학생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이런 대책이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 환경 및 학교 문화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은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제는 대책이 아니라 실천” 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터질 때만 반짝 관심 보일 게 아니라 1년 열두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시스템이 차질 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당국의 의지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논평을 통해 "학교에는 포용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학교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고 소통할 기회도 부족하다" 며 "교육당국, 지자체, 가정, 학교, 시민사회 등이 모두 나서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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