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올해 소통 실패로 쓴맛"
“소통에 성공했다면 성추문을 극복하고 대권에 도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 비즈니스 월간지 패스트컴퍼니는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피자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한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성추문으로 지난 3일 중도 하차했다. 패스트컴퍼니는 “성추문 자체보다는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일관성과 솔직함을 보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케인은 처음 문제가 터지자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그가 각종 연설과 인터뷰에서 가정의 화목을 강조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큰 부담이 됐다. 자신의 사생활은 전혀 달랐기 때문에 대중들이 더 크게 실망했다는 게 패스트컴퍼니의 분석이다.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패스트컴퍼니는 최신호를 통해 “유명 인사들이 위기에 처했을때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명성을 잃은 사례가 많다”며 케인 등 7명을 선정해 소개했다.

앤서니 위너 하원의원은 소통에 실패, 의원직까지 잃었다. 그는 다수의 여성에게 외설적인 사진을 보낸 것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위너는 “윤리적으로는 잘못했어도 법을 위반한 건 아니다”며 버텼다. 그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 3주 만에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도 제대로 소통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적자 감축 문제 등에서 공화당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도 마찬가지다. 의원들은 유권자들을 대표해야 하지만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다는 지적이다. 패스트컴퍼니는 “의회가 국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잊은 듯하다”고 비판했다.

월가 은행들도 소통에 실패했다. 그들은 대규모 반월가 시위에도 “99%의 말은 따르지 않겠다”는 식의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 가정부와의 불륜 사실을 부인했던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15년간 팀내에서 일어난 어린이 성폭행 사실을 숨겨온 조 패터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미식축구팀 감독 등도 소통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