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위에 지은 군산CC는 바다 옆에 있어 항상 바람이 부는 곳이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생각보다 바람의 영향이 덜하다. 해가 뜨면 온화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지면 아래가 갯벌이어서 추워도 그린이 잘 얼지 않는다.

군산CC의 양잔디는 프로들이 국내 최고의 품질로 꼽는다. 통풍이 잘돼 밀도가 높고 파릇파릇하다. 한 달 전 골프텔까지 개장해 1박2일 골프투어하기에 그만이다.

군산CC는 퍼블릭코스 63홀과 회원제코스 18홀로 국내 최대 규모인 81홀 골프장. 퍼블릭코스는 지역 이름을 따 전주 익산 김제 정읍 부안 남원 순창 등으로 부르고 회원제코스는 레이크와 리드로 나뉜다.

익산과 김제 정읍코스는 페어웨이 폭이 넓어 비교적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초급자용이다. 부안 남원 순창 전주코스는 90타 안팎의 중급자 골퍼에게 적합하다. 또 주니어대회와 남녀 프로 퀄리파잉스쿨이 열리는 토너먼트 전용 코스이기도 하다. 회원제는 상급자 코스다. 퍼블릭보다 10타 이상 더 나올 것을 각오해야 한다. 거의 전 홀이 해저드와 닿아 있고 곳곳에 비치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맞바람이 불면 클럽 선택이 최대 변수다.

군산CC에서 가장 어려운 홀은 레이크코스 5번홀(파4)이다. 티샷으로 해저드를 넘기고 두 번째 샷도 해저드를 넘겨야 한다. 400m가 넘는 홀이다 보니 ‘2온’ 욕심을 내기보다 ‘3온 작전’이 상책이다.

레이크 8번홀(파3)은 아일랜드 홀이다. 그린에 정확하게 올리지 못하면 굴러 내려가 그린 주변 벙커로 들어간다. 우측에 해저드가 그린까지 연결되는 9번홀도 ‘스코어 몰락’이 잦은 홀이다. 리드 8번홀(파3)은 180m인데 맞바람이 불면 드라이버로 티샷을 해야 한다.

군산CC의 대표적인 홀은 세계 최장홀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천사홀’이다. 정읍코스 3번홀인 이 홀의 길이는 1004m로 파7이다. 파나 보기를 하기도 힘든 홀이다. 워낙 많이 치다 보니 캐디도 스코어 계산을 해주지 못한다. 장타자가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를 5번 연속으로 잘쳐야 ‘5온’이 가능하다.

개장한 지 6년이 넘었지만 이글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사람이 하루 200명, 한 달 6000명이지만 버디는 한 달에 10개 이하로 나온다.

내년 2월 말까지 ‘1박2일 골프텔 숙박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36홀 그린피가 수도권 골프장 18홀 그린피보다 싸다. 골프텔 숙박요금은 패키지를 이용하면 정상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23평형은 4인 기준으로 평일 8만원, 주말 11만원이다. 45평형은 평일 13만원, 주말 18만원이다. 카트피와 캐디피 등을 포함하더라도 1인당 20만원이면 된다. 조식은 무료로 제공한다. 36홀 가운데 18홀을 회원제코스로 택하고 싶을 땐 3만원 정도 추가하면 된다.

클럽하우스의 서해안 백합탕, 생굴메생이국(각 1만원) 등이 맛나다. 쌀이 좋아 밥맛이 일품이다. 그늘집에서 찐계란을 국내 골프장 최저가인 500원에 판매한다. 골프장 음식만 먹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프런트에서는 언제든지 주변 맛집을 알려준다. (063)472-3355

군산CC=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