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北 정상국가로 진입 과도기…한국이 개혁·개방 이끌어야"
“김정일 위원장 사망은 지난 60년간 비정상적 국가였던 북한이 정상국가로 진입하는 과도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26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김정일 사망 이후 한반도의 진로와 과제’ 세미나에서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통일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이사장은 “내년 봄쯤에는 북한 지도부가 대외 협상이냐 도발이냐를 선택하는 시점에 다다를 것”이라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친한(親韓) 세력이 주도하면 한반도는 통일을 기대할 수 있지만 친중(親中) 세력이 주도하면 분단이 고착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북한의 급격한 변화는 중국에 의한 북한의 병탄으로 결론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다자협력을 통해 이를 막고 북한을 점진적 변화로 이끌어내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 여부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김 위원장 사망으로) 그동안 말 못하던 사람들이 말문을 열려고 마음먹기 시작할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반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오랜기간 김일성 가계 중심의 유일체제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김 위원장 사후 곧바로 야심가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는 생각보다 견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