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기업은 꿈지기"…계약직 600명 정규직 전환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는 꿈지기가 돼야 한다.” “ 학력이나 ‘스펙’보다 열정과 끼가 더 중요하다.” “기업이 노력하는 사람을 외면해선 안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51·사진)이 최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계열사별로 실시한 ‘2012년 경영계획 워크숍’에서 쏟아낸 말이다.

이 회장은 “매출 증대나 해외사업 확대 등 사업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청년실업, 양극화 심화, 세대간 갈등 등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룹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 및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CJ그룹이 26일 밝혔다. 이 회장은 “과거에는 수출형 제조업이 성장과 고용 증대를 주도했지만 이제는 (고용효과가 큰) 내수산업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CJ그룹은 이에 따라 계약직 사원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한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600여명의 계약직 사원들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들은 주로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는 CJ푸드빌이나 영화관 사업을 하는 CJ CGV 현장 직원들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인 빕스와 CGV 등에서 근무하는 장기 근속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에게는 학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학력에 관계없이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평소 “학벌이나 스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열정과 끼,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적극 반영한 것이라고 CJ 관계자는 설명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CJ의 개인 협력사업자 중에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CJ GLS의 택배기사들에게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공부방 출신자를 선발해 제빵·요리 교육을 무료로 실시한 뒤 취업을 지원하고 다문화 가정의 아동과 부모에 대한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 저소득층 대학생 중 영어교육 가능자를 뽑아 CJ가 지원하는 전국 공부방의 ‘대학생 영어교사’로 일하게 한 뒤 대학등록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상생·공존하는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CJ가 중심 역할을 해야한다”는 이 회장의 독려에 따라 CJ는 이미 발표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대책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지역 유망 브랜드 육성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부적합하다고 인식되는 사업부문에 대한 재검토, 독립영화 및 저예산 영화 지원 확대 등의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