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눈을 돌리면 성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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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경영 전략 '비즈니스 모델 혁신'…기술 격차 줄어들수록 차별화 필요
<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미국의 비즈니스 항공사 넷제츠(Netjets). 전세기를 판매하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경제침체기에는 기업들이 전용기의 부담스런 유지비와 유류비 때문에 구입을 주저했고, 이는 들쑥날쑥한 수익으로 연결돼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어려워졌다.
고심 끝에 넷제츠는 수익 모델에 변화를 주는 모험을 한다. 비행기의 ‘공동 소유권’을 내놓은 것이었다. 16명이 비행기 한 대를 원가 1/16의 가격으로 탑승 사용권을 사면 그들은 1년에 각 50시간씩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기를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으며 구입 가격 또한 부담스럽다는 것에 착안한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비행기의 유지와 보수는 넷제츠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고객들은 항공사의 편의까지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넷제츠는 현재 세계 140여 개국에 연간 30만명 이상의 회원을 둔 대표적인 비즈니스 항공사로 탈바꿈했다.
기술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도 1년 안에 경쟁사에 추격당하고 만다. 이렇게 제품의 고유한 특성이 무너지고 제품 수명 주기 또한 짧아지면서 기업 역시 언제 따라잡힐 줄 모르는 기술 개발에만 매달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시장에서도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 기업들은 꾸준히 출현해왔고, 그런 기업들은 하나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수익을 얻는가에 대한 하나의 ‘스토리’다. 기업이 내세우는 핵심적인 특성은 잃지 않으면서도 사업의 방식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해 같은 종류의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며 경쟁력 강화를 유도한다. 기술 개발과는 달리 큰 투자비용도 들지 않는다.
2012년 한국 경제의 전망은 어둡다.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이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내수 시장 역시 수출의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그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역동적인 연구개발로 시대에 대처해왔지만 소비자의 가늠할 수 없는 기호 변화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큰 장벽으로 가로막고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사업의 방식을 바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방법은 기업의 핵심적인 특성과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지만 경영 전략가인 마르키데스 교수는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표적 고객 바꾸기’ ‘운영 방식 바꾸기’ ‘서비스 가치 높이기’를 눈 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표적 고객 바꾸기
게임의 가장 큰 고객은 젊은 남성층. 하지만 게임회사 닌텐도는 주요 고객층만 생각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 하에 비(非)게임 고객층을 공략했다. ‘왜 전체 인구 대다수는 게임을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은 주효했다. 대부분의 게임회사가 젊은 남성들의 취향에 맞는 공격적이며 빠른 스피드의 게임을 내놓으며 더 이상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만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닌텐도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어린이, 여성, 장년층을 사로 잡는다.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내용은 없지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것이다. 게다가 교육적, 친목적, e-헬스적인 성격까지 더하면서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는 게임기로 자리 잡게 됐다.
○운영 시스템 차용하기
인도에 있는 아라빈드 병원은 백내장 수술을 전문으로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술이 가능한데 병원은 오히려 다른 병원보다 훨씬 높은 4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병원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대량생산시스템을 도입한 결과였다. 수술실에는 4개 이상의 침대가 나란히 놓여 있다. 환자들이 여기에 누워 수술을 기다리면 의사는 한 환자의 수술을 끝낸 후 옆으로 이동, 또 다시 수술을 하고, 또 다시 옆으로 이동하면서 수술과 수술 사이의 시간을 절약한다. 간호사들을 비롯한 의료 인력들도 수술 준비 등의 과정을 분업화하여 시간 손실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의사는 하루에 50~70여 건의 수술을 집도하며 수술 성공률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 가치 높이기
‘프리미엄 생수’로 널리 알려져 있는 에비앙은 누구나 사랑하는 웰빙 생수다. 프랑스 에비앙 지역에서 취수한 빙하물은 매우 깨끗한 맛을 내며 풍부한 미네랄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에비앙은 여기에 1992년부터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더해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크리스티앙 라크루와, 장 폴 고티에, 랄프로렌 등의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유명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작품을 내놓았고, 올해는 일본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이세이 미야케와 손을 잡아 프리미엄 생수를 사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리미엄의 생수 위에 디자인의 고급스러움을 더해 그 가치를 극대화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단지 그 분야에서만 해결책을 찾은 것이 아니다. 다른 업종에서 사용하고 있는 R&D, 제조, 유통, 마케팅 방식 등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을 적용해보면서 자사에 적합한 모델을 찾았고 이를 차용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편협하지 않은 사고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쏟는 경영자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을 때에는 철저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그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자인 히긴스는 “기술을 보고 투자한 경우보다 비즈니스 모델에 중점을 두고 투자했을 때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정체 상태에 있는 기업을 일으키는 것은 혁신이다. 현재까지 성공적이었던 방식이 미래에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은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혁신해야 한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고심 끝에 넷제츠는 수익 모델에 변화를 주는 모험을 한다. 비행기의 ‘공동 소유권’을 내놓은 것이었다. 16명이 비행기 한 대를 원가 1/16의 가격으로 탑승 사용권을 사면 그들은 1년에 각 50시간씩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기를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으며 구입 가격 또한 부담스럽다는 것에 착안한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비행기의 유지와 보수는 넷제츠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고객들은 항공사의 편의까지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넷제츠는 현재 세계 140여 개국에 연간 30만명 이상의 회원을 둔 대표적인 비즈니스 항공사로 탈바꿈했다.
기술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도 1년 안에 경쟁사에 추격당하고 만다. 이렇게 제품의 고유한 특성이 무너지고 제품 수명 주기 또한 짧아지면서 기업 역시 언제 따라잡힐 줄 모르는 기술 개발에만 매달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시장에서도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 기업들은 꾸준히 출현해왔고, 그런 기업들은 하나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수익을 얻는가에 대한 하나의 ‘스토리’다. 기업이 내세우는 핵심적인 특성은 잃지 않으면서도 사업의 방식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해 같은 종류의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며 경쟁력 강화를 유도한다. 기술 개발과는 달리 큰 투자비용도 들지 않는다.
2012년 한국 경제의 전망은 어둡다.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이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내수 시장 역시 수출의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그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역동적인 연구개발로 시대에 대처해왔지만 소비자의 가늠할 수 없는 기호 변화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큰 장벽으로 가로막고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는 사업의 방식을 바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방법은 기업의 핵심적인 특성과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지만 경영 전략가인 마르키데스 교수는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표적 고객 바꾸기’ ‘운영 방식 바꾸기’ ‘서비스 가치 높이기’를 눈 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표적 고객 바꾸기
게임의 가장 큰 고객은 젊은 남성층. 하지만 게임회사 닌텐도는 주요 고객층만 생각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 하에 비(非)게임 고객층을 공략했다. ‘왜 전체 인구 대다수는 게임을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은 주효했다. 대부분의 게임회사가 젊은 남성들의 취향에 맞는 공격적이며 빠른 스피드의 게임을 내놓으며 더 이상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만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닌텐도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어린이, 여성, 장년층을 사로 잡는다.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내용은 없지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단순하고 직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것이다. 게다가 교육적, 친목적, e-헬스적인 성격까지 더하면서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는 게임기로 자리 잡게 됐다.
○운영 시스템 차용하기
인도에 있는 아라빈드 병원은 백내장 수술을 전문으로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술이 가능한데 병원은 오히려 다른 병원보다 훨씬 높은 4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병원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대량생산시스템을 도입한 결과였다. 수술실에는 4개 이상의 침대가 나란히 놓여 있다. 환자들이 여기에 누워 수술을 기다리면 의사는 한 환자의 수술을 끝낸 후 옆으로 이동, 또 다시 수술을 하고, 또 다시 옆으로 이동하면서 수술과 수술 사이의 시간을 절약한다. 간호사들을 비롯한 의료 인력들도 수술 준비 등의 과정을 분업화하여 시간 손실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의사는 하루에 50~70여 건의 수술을 집도하며 수술 성공률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 가치 높이기
‘프리미엄 생수’로 널리 알려져 있는 에비앙은 누구나 사랑하는 웰빙 생수다. 프랑스 에비앙 지역에서 취수한 빙하물은 매우 깨끗한 맛을 내며 풍부한 미네랄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에비앙은 여기에 1992년부터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더해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크리스티앙 라크루와, 장 폴 고티에, 랄프로렌 등의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유명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작품을 내놓았고, 올해는 일본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이세이 미야케와 손을 잡아 프리미엄 생수를 사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리미엄의 생수 위에 디자인의 고급스러움을 더해 그 가치를 극대화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단지 그 분야에서만 해결책을 찾은 것이 아니다. 다른 업종에서 사용하고 있는 R&D, 제조, 유통, 마케팅 방식 등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을 적용해보면서 자사에 적합한 모델을 찾았고 이를 차용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편협하지 않은 사고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쏟는 경영자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을 때에는 철저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그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자인 히긴스는 “기술을 보고 투자한 경우보다 비즈니스 모델에 중점을 두고 투자했을 때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정체 상태에 있는 기업을 일으키는 것은 혁신이다. 현재까지 성공적이었던 방식이 미래에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은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혁신해야 한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