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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17일간 서울 청계천에서 열렸던 ‘2011 서울 등축제’. 쌀쌀한 날씨에도 관람객들은 청계천을 거닐며 등불 앞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가족, 친구 혹은 연인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가지각색의 등불을 보며 축제를 즐겼다.

서울시민 등 국내 관람객의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서울 등축제’의 총관객은 27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외국인 관람객들은 45만 명에 달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 이는 20만 명의 외국인이 찾았던 ‘2010년 서울 등축제’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기도 하다. ‘서울 등축제’가 서울의 문화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다.

성공적으로 끝난 등축제의 총책임자는 바로 박재호 감독이다. 서울시축제사무국(blog/seoul.go.kr)의 총감독인 그는 30년 연출경력의 베테랑 연출자다. 지난 2003년부터 하이서울 퍼레이드 감독을 맡아왔으며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6년간 서울시의 축제 관련 업무를 맡아왔으며 퍼레이드 감독을 담당하기도 했다.

국내 축제문화의 역사는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올림픽’ 등을 거쳐 ‘대전 EXPO’와 함께 축제와 문화가 활성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무대공연은 다소 진척되었지만 퍼레이드 축제는 전무한 상황에서 박재호 감독은 ‘축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됐다.

“많은 시민들이 보고 즐기는 것이 제겐 기쁨입니다”라고 환한 미소를 짓는 그에게는 천운(天運)도 따라주었다. 기획하는 이벤트가 모두 야외 공연이나 보니 날씨에 의해 스케줄이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서울시와 9년간 야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한 번도 우천으로 취소된 적이 없다.

‘행운의 사나이’ 박 감독에도 아쉬움은 있다. 그는 “이번 등축제에 기획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1달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든 힘을 쏟았지만 담당 공무원들이 바뀌며 업무가 분산돼 예산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등의 80% 이상을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였지만 시민들에게 더 웅장한 광경을 연출하고 싶었던 기획이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감독은 한국의 축제 문화 개선에도 앞서고 있다. “지자체나 자치구의 축제행사예산이 전무하기에 문광부의 우수축제선정에 매달리는 실정이고, 모두가 일률적인 양식을 갖추고 지원을 기다립니다. 이런 과정에서 문화와 정통성은 사라지고 제대로 된 축제는 퇴색하기 마련입니다”라는 박 감독은 “전 지역민이 참가하는 콘셉트의 지역축제가 지역의 색깔과 문화, 전통을 갖추고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적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차제의 자체장이 바뀌어도 축제는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예술 사업은 단기간에 정착되지 않을뿐더러 전통이 있어야 관광객이 찾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지방 축제도 기획하고 있는 박 감독은 향후에도 ‘오감이 즐거울 수 있는’ 전국축제에 관한 자문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다가오는 2012년은 ‘한국 방문의 해’다. 알차고 특색 있는 축제로 해외 관광객을 매료시킬 그의 축제가 기대된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