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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난꽃이 하늘 가득 나래치고, 오리를 닮아 ‘오리섬’이라 불렸던 곳. 그때의 난지도는 기억과 상상 속에만 존재할 뿐, 그 곳은 지난 1978년에서 1993년까지 15년간 1억2000만의 쓰레기 매립이 이루어져 그저 ‘쓰레기산’ 정도로만 기억되던 곳이었다. 버려졌던 이 땅은 이제 서울의 미래를 열어갈 ‘친환경 미디어 정보화 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최첨단 미디어 정보화도시’ ‘DMC’라 불리며 성장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상암지구(http://sba.seoul.kr/kr/oversea/dmc.do)다. 이곳은 2015년에 새로운 업무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주요 방송사 및 언론사들이 들어서고 IT와 영화, 게임업체 등은 물론 학교와 주거시설도 잇따라 조성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쓰레기산이었던 이 땅을 세계적인 디지털미디어 산업 클러스터 및 동아시아 비즈니스센터로 조성해 대한민국 미디어 심장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미래의 서울시 경쟁력으로 M&E(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인 방송, 영화, 게임, 음악, e-러닝 및 첨단 IT업종을 유치대상 업종으로 선정해 현재 CJ E&M, 팬택, LG CNS, LG 유플러스, KBS 미디어 등 유수기업의 사옥 및 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MBC SBS YTN 조선 중앙 동아 등 미디어 매체도 입주할 예정이다.

DMC의 현재의 모습

DMC는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디지털미디어 엔터테인먼트(M&E)클러스터(569,925㎡) 가 될 것이다. 현재도 이곳에는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방송 제작, IT 연구개발 및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미래성장 동력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해 안으로 삼성SDS,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용지공급계약을 체결 할 예정으로 이로써 첨단업무용지의 공급은 사실상 마무리가 된다.

서울시와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매분기 DMC단지의 입주율, 지정용도 준수율 등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본격 입주가 시작된 2008년말 82% 입주율, 207개 기업, 1만4000여명의 상주인원에서 2011년 현재 95% 입주율, 342개 기업, 2만6000여명의 상주인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도심 대형 오피스 공실률이 늘고 있다는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단지 발전 가능성이 크다. DMC 완성 후 800개 기업 6만8000여명의 상주인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월드컵 경기장과 공원, 친환경주거단지(Eco Village)등과 함께 ‘상암 새천년신도시’를 구성하는 DMC가 최첨단을 달리는 국내의 우수하고 풍부한 IT 기술과 인적자원 그리고 한류(韓流)열풍의 진원인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야의 역량을 결집하게 된다.

DMC의 세 가지 역할

DMC는 동아시아와 세계를 이을 교두보 역할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자본·기술이 밀집되고 경제성장속도가 빨라 동아시아 도시회랑의 지정학적 중심에 있는 도시가 서울이라 한다면, 그 속에 DMC단지가 조성 중인 이 지역이야말로 서울을 동아시아와 세계로 잇는 관문이라 할 수 있다. 또 약 2200만 인구가 일하고 사는 수도권의 지리적 중심축이 되는 것이다. 항공교통의 동아시아 허브, 인천 국제공항과는 고속도로 뿐 아니라 얼마 전 개통된 코레일공항철도(’10.12월)로 40분 안에 연결된다. 앞으로 북한, 만주, 시베리아를 경유해서 일본과 유럽을 이을 ‘철의 실크로드’가 수색역을 시발역으로 할 예정이다.

‘IT와 문화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가치창조의 변조기’ 역할도 할 것이다. 세계에 신산업지구는 많지만 DMC처럼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로 특화된 경우는 드물다. IT는 문화 컨텐츠와 접목될 때 비로소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침투돼 그 삶의 질을 높이는 힘을 갖는다. 그래서 DMC는 기술의 세계화와 문화의 지역화라는 상호 보완적인 두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촉매다.

또 디지털미디어 산업을 통해 동아시아와 세계를 매개함으로 서로의 공동번영을 달성하려는 ‘지식산업의 증폭기’ 역할을 하게 된다. DMC는 신개발사업이면서 동시에 기존 대도시의 역량을 한층 더 높이는 사업이다. DMC는 미래 한국의 청사진으로써 이미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경제와 밀착되어 있는 현대도시 서울을 모체로, 한층 더 그 역량을 증폭시키도록 최적의 조건을 갖춘 선도기지를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 육성 활동의 첫 단초

DMC는 입주기업협의회, DMC CoNet 등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 미디어 및 IT 중심의 입주기업간의 원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또 산학연 협력체제를 통해 세계 최고의 지식기반 중심지로 조성되고 있어 서울의 역사와 문화, 경제적 토양에 기초한 새로운 문화 콘텐츠 생산 및 국제적인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새로운 부도심을 조성하는 물리적 개발활동일 뿐만 아니라 서울의 도시개발과 경제개발을 통합해 추진하려는 첫 번째 시도다. 이는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사회적 자본 육성활동의 첫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