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2%대 변동성을 보이자 단순한 주문 실수와 북한 관련 우려 증폭에 따른 매도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35분께부터 갑자기 낙폭을 늘리기 시작하며 2% 이상 급락, 장중 1810선까지 빠졌다. 지수는 이후 다시 빠르게 올라와 1840대에서 맴돌고 있다.

이날 증권업계에서는 매수 차익거래(선물 매도+현물매수)를 하려다 선물 매도, 현물 매도를 동시 실행한 주문 실수 때문이 아니냐는 설이 돌았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증시 급락과 관련해 상황을 파악 중이며, 현재는 북한 관련 루머와 주문실수설 등이 알려진 상황"이라며 "최근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매도와 이 같은 사안들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증권사가 프로그램 현물과 선물을 모두 매도했다는 주문실수설이 전해졌는데, 주문 실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주문 실수에 따른 급락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문실수는 특정 주체가 특이한 순매매 포지션을 잡은 뒤 한쪽 호가가 전멸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장을 살펴본 결과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주문 실수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그정도 주문 실수로 코스피지수가 2% 이상 급락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중국군이 북한에? 공포에 질려서…코스피 장중 진폭 2%대 '미스터리'
보다 무게가 실리는 것은 중국이 북한에 파병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불안 심리를 느낀 개인이 선물 시장에서 매도를 외쳐 차익성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워낙 거래대금이 적고 시장 수급이 얇은 상황이다보니 작은 변화에도 강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개인 선물시장에서 매물을 던진 것이 증시를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일시적으로 수급 공백이 생긴 가운데 10분간 개인이 지수 선물 시장에서 1000계약을 매도했다"며 "이에 따라 500억원 가량 차익성 프로그램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다만 "중국의 북한 파병설은 전날 새벽 3시께에 나온 뉴스인만큼 지금의 급락을 설명하기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 시 수급 공백에 따른 지수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 연구원은 "급락 시기에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약 200억원어치의 주식을 던졌는데 받을 데가 없었던 것 같다"라며 "이에 따라 지수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라고 추정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중국의 북한 파병설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인 것과 관련해 특별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중국의 북한 파병설이 중국 내 포털사이트 등에서 일방적으로 나온 얘기인 만큼 풋옵션 등을 노린 시장 교란세력 소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이번 증시 급변동은 특별한 사안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시장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루머 수집과 불공정거래 관련 감시 등을 더욱 철저히 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인지·오정민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