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제약社 스탕달 위드필드 대표 "고혈압 신약 '카나브' 중남미서 성공할 것"
“중남미 지역에서도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 심혈관 당뇨 암 등 만성질환 해결이 큰 화두가 됐습니다. ‘카나브’의 성공을 확신하는 것도 그 때문이죠.”

최근 경기도 안산의 보령제약 공장을 방문한 멕시코 스탕달사의 카를로스 아레나스 위드필드 대표(사진)는 “현재 중남미 지역 3억 인구 중 1800만명 수준인 고혈압 환자는 10년 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나브의 성공이 중저가 복제약 수출에만 머무르고 있는 한국 업체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의 ‘카나브’는 혈압 상승의 원인이 되는 효소(안지오텐신)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로, 세계 8번째로 개발된 ARB계열 고혈압 신약이다.

스탕달사는 중남미 14개국에 지사를 둔 멕시코 제약사로 HIV(에이즈), 다발성경화증, 심혈관 계통의 신약을 제조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10월 보령과 3000만달러 규모의 중남미 13개국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해 각국 허가가 끝나는 대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효능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기존 한국 약과 달리 가격보다 품질로 승부를 보려 한다”며 “임상시험의 수치 등 결과에 근거한 마케팅(evidence-based marketing)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결과 기존 ARB계열 고혈압 신약들과 비교해도 유효성과 안전성면에서 우세하다는 게 그의 평가다.

위드필드 대표는 “스탕달이 구축해놓은 판로와 현지 노하우, 보령의 품질 경쟁력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탕달사는 보령제약 카나브로 한국 업체들에 성공적인 중남미 제약시장 진출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중남미 시장은 아직 한국 업체들에 친숙하지 않은 만큼 이같이 현지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중남미 지역은 각국마다 의약품 허가를 받는 데 최소 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신속하게 허가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이 멕시코와의 의약품 상호 인증 제도를 통해 허가·인증 기간을 대폭 줄여왔다”며 “한국-멕시코 간에도 의약품 상호인증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보류되고 있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적극 추진해 수출 경쟁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