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청와대 전 경제수석은 27일 비대위에서 가장 고령이다. 이력도 화려하다. 정권에 상관없이 청와대 경제수석, 보건사회부 장관, 국회의원을 두루 거치며 합리적 중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987년 개헌 당시 경제 민주화 조항인 119조 2항을 만들었고, 토지공개념도 도입했다. 한나라당의 비박(非朴)계 중진의원은 “사실상 김종인 체제나 다름없다”고 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나라당 비대위원을 수락한 계기는.

“정당의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것 같다. 한나라당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시도해보기 위해 비대위에 참여했다.”

▶비대위원으로서 소감은.

“25년간 민주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기존 정당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정당의 자세로는 국민의 마음을 끌 수 없기 때문에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는 심정을 가져야 한다. 안 그러면 생존이 불가하다. 이런 저의 성향을 박 위원장은 분명히 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나라당에 부족한 건 무엇이라 보나.

“국가는 물론 당엔 아젠다가 있어야 한다. 이번 정권이 내세운 ‘747’ 같은 건 아젠다라고 할 수도 없는 거다.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의식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는 건 케케묵은 소리다. 집권하는 정당이나 정부가 급격하게 변하는 국민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니까 국민으로부터 배척을 받는 것이다.”

▶한나라당엔 어떤 인식이 필요한가.

“서민을 위한 마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서민을 위한다는 걸로 당선이 됐는데, 서민을 배신해서 정권을 넘겨줬다. 이명박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서민 생활이 어려워지고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지금 1% 대 99%라는 사회에 동의하는 비율이 82%다. 이걸 먼저 인식해야 한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어디있다고 보나.

“좋은 타이밍에 안철수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 자체는 대단한 건 아니다.”

김용준/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