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서서히 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고용 확대로 실업률이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주택 판매와 착공,건축허가 건수 같은 주택지표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지표들은 곧 미국 경제를 이끄는 가계의 소비지출 여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올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소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급증했을 것이란 추정이 계속 나오고 있다.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경기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고용 확대와 소비 증가에 대한 낙관론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JP모간 이코노미스트가 내년 상반기 미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2.5%로 대폭 올린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에너지 비용 절감에 따른 제조업의 활기다. 혈암층에 함유된 셰일가스가 각광받으면서 미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 향후 15년간 제조업에서 10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이다. 미 금융업체들이 자본 확충이 급한 유럽 부실은행들이 내놓은 부동산 등 자산을 쓸어담고 있는 데서도 강한 자신감이 읽혀진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이 단기국채를 팔고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주택모기지 금리를 비롯한 장기 금리를 낮추는 정책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경제의 고민인 고용과 주택 양방면이 모두 개선되면 이를 통해 전체 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도 가능할 것이다. 미 경제가 더블딥(이중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비관론이 거의 사라진 것을 보면 전혀 뜬금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암울하게만 보이던 내년 세계경제에도 서광이 비친다. 중국 경제가 아무리 잘나가도 역시 미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경제도 좋아진다. 내년 1월에 나올 미 경제 지표가 관건이 될 것이다. 경제는 심리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미국 소비가 늘면 우리나라 수출도 자연 활기를 띠어 우리 기업들도 허리를 펴게될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이 좋은 성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