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shale gas) 개발이 활발해지자 미국에 석유화학, 철강, 화학비료 등 제조업 공장 건설붐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연가스의 일종인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원료나 연료로 사용하는 제조업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보고서에서 셰일가스 관련 공장 투자가 향후 15년간 미국 내 일자리를 100만개 이상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WSJ에 따르면 로열더치셸은 셰일가스가 주로 생산되는 애팔래치아 산맥 지역에 천연가스를 활용한 에틸렌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부동액 등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인근 웨스트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주 등은 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우케미칼도 향후 6년간 4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멕시코만 지역에 2개의 석유화학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기존 공장의 증산과 유휴공장 생산 재개도 추진 중이다. 짐 피터링 다우케미칼 부회장은 “셰일가스 붐으로 미국은 중동 다음으로 싸게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뿐 아니라 철강, 화학비료 등 다른 산업도 셰일가스 개발붐의 수혜를 보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기료 등 비용 부담도 함께 줄었기 때문이다. 6년 전 100만BTU(영국 열량단위)당 15달러에 달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3.20달러까지 내려갔다.

최근 7억5000만달러를 들여 미시시피 강변에 철강 공장을 짓고 있는 뉴코의 댄 디미코 최고경영자(CEO)는 “셰일가스로 비용을 절감하지 못했다면 이런 투자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 셰일가스

shale gas. 모래와 진흙이 쌓여 굳은 지하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함유된 메탄가스. 혈암가스라고도 불린다. 전 세계에 고루 분포돼 있고 추정매장량은 약 187조㎥로 천연가스 매장량과 비슷하다. 성분은 90% 이상이 메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