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전후해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괴담의 소굴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SNS는 루머의 유통 경로일 뿐이지 발원지는 아니다. 최근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는 근거 없는 괴담이나 소문의 뿌리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민들이 터무니없는 괴담이나 루머에도 솔깃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불만’ 탓이 가장 크다. 20대의 구직난, 30대의 전세난, 40대의 사교육비 부담 등 세대를 달리하며 쌓여간 불만은 정부와 주류 언론 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국민들의 불신을 소통으로 풀어야 할 정부는 오히려 ‘불통’의 모습을 보여 불만을 더욱 키웠다. 이런 사회적 불만·불신·불통 등 ‘3불(不)’은 지난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2040세대(20~40대)의 야권 후보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대한 몰표로 표출됐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에 대한 불만과 정부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돼 SNS 루머 확산의 토양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주로 지역별로 나타났던 의견 대립이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으로 전환하면서 갈등 양상이 복잡해진 것도 SNS 루머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영석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개인은 자신의 취향과 신념에 맞는 정보만을 여과해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자신과 같은 의견을 지닌 사람들끼리만 함께 모여 공통의 관심사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