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문대를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WCC)’로 지정해 육성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하고 거제대·대전보건대·연암공대·영남이공대·영진전문대·울산과학대·제주한라대 등 7곳을 선정했다. 최근 이수동 울산과학대 총장,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김성훈 제주한라대 총장 등 3곳의 WCC 총장들과 이기우 재능대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이 최근 울산과학대에서 전문대의 발전 전략과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총장들은 “전문대가 청년 취업 문제뿐 아니라 인생 2모작·3모작 준비를 돕는 평생 직업교육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성 총장은 “전문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직업교육을 잘 하는가에서 나오고, 이는 결국 산학협력을 통해 달성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계 계열을 특성화한 영남이공대는 독일 지멘스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도입한 SMSCP(지멘스 메카트로닉스 자격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수동 총장은 “외국의 선진 직업학교들처럼 6개월 과정, 1년 과정, 2년 과정 등 자율적으로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어야 모든 사회 계층에서 자유롭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재는 사회와 대학, 산업 현장이 함께 키워야 하기 때문에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가 필수적”이라며 “한국은 대학 졸업장을 따지고 2년제와 4년제를 구분하는 편견이 많은데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훈 총장은 “전문대 경시 풍조가 하루빨리 사라져야 나라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전문대에서 배출한 인력을 필요한 부분에 의무적으로 채용해주고 보호해주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지방 전문대 학생들에게도 기능직 등 지방공무원 할당제나 지역기업 취업 가산점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문대 재정 건실화를 위해 교육용 자산의 일정 부분을 수익용 자산으로 전환,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기우 총장은 “많은 대학 법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놀리고 있는데 이를 수익사업에 쓸 수 있게 해주면 대학 재정을 튼튼하게 해주고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