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김정은 주위에 누가 서나
28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열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은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김정은 체제의 권력지형을 읽는 중요한 단서다.

우선 김정은에 대한 호칭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에 대해 ‘위대한 영도자’ ‘계승자’라고 지칭했다.

이어 추모기간 중엔 ‘경애하는 지도자’ ‘당 중앙위원회의 수반’ 등 최고의 호칭을 연달아 쏟아냈다. 김정은이 차기 지도자임을 대내외에 공식화한 것이다. 영결식이 끝난 뒤 김정은을 인민군 최고사령관과 당 총비서로 추대하는 절차를 밟을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영결식에서 김정은에 대한 호칭은 김정은 체제가 향후 어떤 직위와 조직을 중심으로 통치에 나설지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당과 군에 관한 호칭 중 어느 것이 먼저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영결식에 등장할 북한 내 파워엘리트의 서열도 주목거리다. 북한에서는 최고권력자와의 거리가 곧 권부 내 입지를 상징한다. 장례위원장인 김정은이 영결 보고를 받고 김 위원장의 시신에 조의를 표하는 것으로 식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 고모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 이영호 군 총참모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과 김경희는 장례기간 중 김정은의 지근거리에 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최용해 문경덕 당 중앙위 비서,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의 자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장례위원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사들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장례위원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덕수 허조만 등 조총련 간부가 영결식에 등장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형제들이 영결식에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40)과 차남 김정철(30)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정남은 최근까지 머물고 있던 마카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영결식에 참석하면 3남인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흔들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