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증권사 랩 운용팀에서 저희 포트폴리오를 잘 반영해주지 않더라고요.”

한 투자자문사 대표의 하소연이다. 자문형 랩은 자문사에서 받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증권사 랩운용팀에서 종목을 사고파는 식으로 운용된다. 작년과 올초 자문사들이 잘나갈 때는 증권사 쪽에서 자문사의 의견을 잘 들어줬다. 하지만 자문형 랩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뒤부터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A라는 종목이 앞으로 오를 테니 지금 사둬야 한다고 말해도 지켜보다 주가가 오르면 그제야 사기 시작한다”며 “한 발씩 늦다 보니 수익률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게 된다”고 푸념했다. 자문형 랩의 지난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8%대로 부진했다.

증권사들도 할 말은 있다. 자문사들이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하지 못하고, 시장수익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자문사의 포트폴리오대로만 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랩운용 담당자는 “지난 8~9월 시장이 연일 하락할 때 많은 자문사들이 증시가 곧 반등할 것으로 보고 위험관리를 하지 않았다”며 “그때 주식비중을 줄여놔야 한다고 설득한 게 증권사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자문사가 서로 강점을 지닌 부분을 존중해주면서 포트폴리오를 보완 해야 보다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