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이끄는 김성근(69) 감독은 "연습이 무엇인지 선수들이 조금씩 깨닫는 중"이라고 동계훈련 성과를 자평했다.

김 감독은 지난 13일부터 전주 종합운동장에서 고양 원더스의 첫 동계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김 감독은 29일 마무리하는 이번 훈련성과에 대해 "아직은 형편없는 실력"이라며 "이렇다 할 성과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변화의 조짐은 발견할 수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왜 연습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며 "이제 조금씩 깨닫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을 느끼고 얼마나 변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선수들이 얼마나 예리한 감성으로 이를 포착하느냐가 앞으로 훈련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구단 감독 시절부터 혹독한 훈련으로 명성을 떨친 김 감독은 식사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할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이끌고 있다.

망치나 빗자루를 이용해 선수들의 자세를 교정하는 등 이색적인 훈련 기법도 동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예전부터 써 왔던 훈련법이고, 연습 공간이 적다 보니 훈련량은 프로 시절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프로든 아마추어든 야구는 다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선수의 의식에 달렸다.

갑자기 변할 아이도 있고 따라가지 못할 아이도 있을 것이다.

같은 것을 가르치더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일 저녁 열리는 선수단 미팅에서는 '정신 교육'을 한다.

정신교육에서는 "생각을 바꿔 과거에서 벗어나고 새로워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한국 야구에서 고양 원더스라는 팀이 갖는 의의를 강조하며 기존 프로구단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 감독은 "내가 프로 지도자라도 우리 팀은 짐스럽게 느껴질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 야구의 좁은 문이 더 넓어질 길이 여기에 있다.

모든 새로운 것은 문제가 있게 마련이지만 야구 전체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 원더스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점을 김 감독은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문을 넓히려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구단에서도 지원을 늘려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조금이라도 빨리 선수들의 실력을 본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김 감독은 "진짜 경기를 치르게 될 일본 전지훈련 전에 기본을 닦아 놓아야 한다"면서 "1월 초 전주에 다시 내려와서 선수 개개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더 치밀하게 실력을 기르는 다음 단계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