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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하게 전 세계 조선업계를 이끌어가는 ‘마켓리더’다. 세계조선소 TOP 10 중에서 국내조선소 다섯 곳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기계·플랜트 시장에서 사용되는 밸브의 거의 대부분이 외국 업체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국내 기술진의 힘으로, 국내 소재를 사용해 수입제품에 전혀 뒤지지 않는 우수한 품질의 밸브를 개발·생산해 낸 밸브제작 전문업체가 있다.

바로 2000년 설립된 (주)에이스브이(대표 구윤회 www.ace-valve.co.kr)다.

에이스밸브의 구윤회 대표는 현대중공업에서 27년 동안 근무하던 이른바 ‘현대 맨’이었다. 하지만 당시 국내 밸브 회사들이 기술적으로나 자본적으로 해외 밸브제조업체와 사실상 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 구 대표는 ‘Made in Korea’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갖고 회사를 설립했다.

2000년 설립 당시 매출규모 4억원으로 시작한 에이스브이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2008년 30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했으며, 직원규모도 12명에서 29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런 에이스밸브의 성장세에 비추어 내년 매출목표 1277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표이사는 물론 전 직원이 직접 해외 바이어를 찾아 안방 드나들듯이 전 세계 방방곡곡을 수없이 찾아다닌 결과다.

에이스브이는 현재 현대중공업, 미쓰비시조선 등을 비롯한 국내외 대부분의 조선소 및 해양플랜트 부문에 밸브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엑슨모빌, 사우디의 아람코, 쿠웨이트의 KOC 등 해외 유수의 기업에 밸브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전체 매출액의 98% 이상은 수출에 집중돼 있다.

에이스브이의 주력제품은 버터플라이 밸브다. 이 버터플라이 밸브로 회사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구윤회 대표는 연매출의 약 20~30%를 연구개발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체 부설연구소를 설립,30여명의 연구진들과 끊임없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이는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단기간에 국내 밸브시장을 석권하고, 미국·일본·사우디를 비롯한 해외 5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2003년 자체 개발한 극저온 버터플라이 밸브(Cryogenic Butterfly Valve)를 비롯해 전 종류의 LNG 밸브 등을 생산하고 있는 에이스브이는 완벽한 품질과 우수한 기술력, 그리고 최단납기를 자랑한다.

이는 모두 고객 불만 제로와 세계최고의 제품 생산을 실현하겠다는 구윤회 대표의 포부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처럼 꼼꼼하고 철저한 품질위주의 제품생산 및 납품 덕분에 실제로 에이스브이에는 A/S 관련 부서가 없다.

지금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에이스브이는 현재 해양 및 육상 플랜트용 밸브 생산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밸브 전문 메이커답게 액화천연가스용 글로브 밸브를 개발·공급한 데 이어 해저 3000m의 심해 석유시추선에 사용되는 밸브도 개발 중에 있다.

에이스브이의 거침없는 성장가도가 어디까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