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김의열 대표 1년 만에 갑자기 사임한 까닭은?
CJ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CJ푸드빌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전격 사임했다.

CJ푸드빌은 28일 김의열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사임으로 대표 직무대행은 지주 회사인 CJ의 허민회 사업총괄 부사장이 맡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0월 그룹 인사에서 김 대표가 유임됐고 실적도 나쁘지 않다"며 경질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취임 1년 만에 사임한 점을 들어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600여명의 계약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전환 대상은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는 CJ푸드빌과 CJ CGV 현장 직원들이었다.

불경기의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내린 CJ그룹의 대책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책임져야하는 대표는 사임하게 된 셈이다. 김 대표의 사임이 CJ그룹의 명분과도 부합하지 않다보니 배경을 둘러싼 추측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CJ푸드빌로 전격 영입됐다.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시세이도 사장과 샘표식품 마케팅본부장(전무), 동부한농 부사장 등을 지냈다. CJ그룹 출신은 아니지만 식품, 내수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영입 배경이 됐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신규 브랜드 론칭과 해외 사업에 역점을 뒀다. 투썸커피, 제일제소면, 빕스버거 등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주요 브랜드인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 진출했다. 빕스는 매장을 리뉴얼했다. CJ푸드빌의 여러 브랜드를 모은 푸드코트를 CJ그룹 본사나 서울 강남 지역에 오픈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의 새로운 시도들이 기존 사업을 위축시켰을 수 있다" 고 지적한 뒤 "해외 사업의 경우 가맹점을 빠르게 확장시키기 어렵고 매장 자체의 손익분기점도 넘기기 힘들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지난해 매출은 73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7억 원으로 3% 증가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52억 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개선 보다는 사업 확장에 치중한 김 대표의 경영 전략이 그룹 측과 의견 차를 보였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에 앞서 김일천 전 대표가 2년 6개월여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 김 전 대표는 CJ CGV 대표 출신으로 2008년 4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대표를 지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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