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째 약세를 보이며 1820선으로 후퇴한 28일 증시전문가들은 배당락 효과를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뚜렷한 모멘텀(상승 동력)이나 수급 개선이 없다면 박스권 내 지지부진한 흐름이 연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정유주는 배당락 효과에 5%가량 하락했는데 통상적으로는 크게 밀리지 않고 잘 버틴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북한 리스크(위험)과 유럽 재정위기 등 본질적으로 바뀐 상황이 없기 때문에 1770~190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그나마 여전히 기대를 해볼 수 있는 측면은 미국 쪽 소비개선인 만큼 IT나 부품주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며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유가 상승과 관련 정책 변화에 따른 정유주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내수소비에 기댄 관련 소비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스권 흐름이 길어지면서 우선 수급 동향에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박스권 내에서는 외국인 매매 동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박스권 하단에서는 외국인 매수가 기대되는 IT, 자동차, 정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상단에서는 보험이나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 쪽으로 교체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곽 연구원은 "지수는 연초까지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다가 월 후반부터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2월에는 유럽 국채 만기일이 몰려있기 때문에 1월 후반으로 갈수록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소형주를 중심으로한 '1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중소형주 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경기에 대한 시그널 등 방향성을 설정할 만한 재료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오히려 지수가 지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때 1776선에서 1860선까지 상승했다가 절반 정도 내려왔는데 1월 중에는 저점 대비 상승한 50포인트를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 등 12월 내내 미뤄놨던 악재들이 1월에 몰려서 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