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를 통해 바다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의 미래가 바다에 있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강동석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74·얼굴)의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21세기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여수박람회가 5월12일~8월12일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박람회 주제는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다.

그는 이번 박람회를 우리가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작정이다. ‘해양 한국’의 현주소는 조선 세계 1위, 해운 세계 5위, 수산 세계 11위를 합쳐 세계 10위권이다. 그러나 박람회 성공 개최의 역량을 모아간다면 우리가 바다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식량, 자원 문제의 열쇠가 모두 바다에 있습니다. 바다는 인류의 무한한 보물창고인 셈이죠.” 바다에 대한 그의 애정과 관심은 각별하다. 해운항만청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건설교통부 장관을 거쳐 육·해·공을 두루 섭렵했지만 “종착지는 바다”라고 주저없이 말할 정도다.

이번 박람회에는 바다의 가치와 의미를 오롯이 담기 위해 몇 가지 차별화전략을 선택했다.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사라고사 등 바다를 주제로 한 박람회는 더러 있었지만 바다 자체를 박람회장으로 삼은 것은 박람회 160년 역사상 여수가 처음이다.

기존의 박람회가 건물·기술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콘텐츠와 사람 중심으로 운영된다. 단순한 관람보다는 직접 체험에 초점을 두고 전시관과 체험시설들을 꾸몄다. 관람객들의 편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 구성도 눈에 띈다. 개장시간도 야간으로까지 확대된다. 관람 교통 숙박 음식 여행 쇼핑 등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온라인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도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여수만의 특징이다.

박람회 주무대인 여수 신항을 비롯 요즘 여수 일대는 연말에도 박람회장을 짓고 길을 닦는 건설기계의 굉음과 망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시장의 중심인 주제관이 바다 위에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국가관과 기업관 등 각종 시설들이 내년 2월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정에 들어가면서 개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릅니다.” 그는 숙박과 교통인프라 확충 등도 착착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숙박시설은 두 시간 권역 내 호텔 콘도 등과 함께 대학기숙사 신축아파트 템플·처치·팜 스테이 등으로 12만실을 확보했다. 도로도 고속도로 전라선 KTX 개통에 이어 항공편 증편과 크루즈항로와 셔틀버스 개설 등 입체대책을 마련해놨다.

새해가 다가오면서 박람회 열기는 고조되는 편이지만 재정 문제가 여전히 큰 숙제다. 다만 재정적자 우려는 조금씩 불식되는 분위기다. 그는 “경기침체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업 후원금을 19개 대기업으로부터 567억원 유치했다”고 말했다. 당초 목표(410억원) 대비 138% 초과달성이다. 관람객 목표도 당초 80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올려잡았다.

박람회장 사후 활용방안과 관련, 그는 영구시설을 최소화하는 한편 박람회장을 세계적인 해양관광리조트와 해양레포츠 복합쇼핑몰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박람회를 통해 인류가 해양을 어떻게 보존하고 슬기롭게 이용할 것인가를 제시하겠다”며 “폐막일인 8월12일 여수선언을 채택·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에 해양요원 양성, 해양장비 제공, 해양환경 보존활동 등을 원조하는 ‘여수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러면서 그는 “박람회장 면세점 설치를 위한 관련법과 박람회 기간 중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법률(안)’의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