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영결식] 김정은, 영구차 따라가며 '눈물'…효심 부각
28일 진행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은 예정보다 4시간 늦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원래 오전 10시부터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밤부터 평양 일대 많은 눈이 내려 제설작업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영도자와 영결하게 되는 수도의 거리거리, 온 나라의 도시와 마을들은 내리는 눈을 쓸고 또 쓰는 수많은 군대와 인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전했다.

시신이 안치돼 있던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 위원장의 영정을 실은 영구차량 뒤로 수십대가 넘는 검은 차들이 줄지어 나오며 영결식이 시작됐다. 생전 벤츠를 좋아했던 김 위원장의 취향에 맞춰 영구차도 벤츠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결국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운구를 운반했던 미국 포드사의 ‘링컨 콘티넨털 리무진’이 선택됐다.

후계자인 김정은은 영구차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금수산기념궁전을 한 바퀴 돌았다.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는 김정일이 영구차를 호위하지 않았다. 권력승계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효심을 부각시켜 유훈통치를 하겠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주민들의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구차량은 금수산궁전에서 나온 후 금성거리→영흥네거리→비파거리→혁신거리→천리마거리→문수거리→옥류교 등을 지나 김일성광장으로 이동했다. 김 주석의 장례 때와 같은 코스다.

김정일의 시신은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영구보존된다. 체내에서 혈액 제거→장기 적출→자연건조 등 8개월~1년가량의 영구보존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김일성은 약 100만달러를 들여 미라로 보존하고 있으며 관리비용만 연간 80만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영결식에 장더장 국무원 부총리를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영결식 화면에서 장 부총리는 보이지 않았다.

단둥 훈춘 등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물자를 실은 트럭이 국경을 오갔다. 단둥을 찾은 관광객들도 북한 쪽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남윤선 기자/베이징=김태완 특파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