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가 연말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 달 전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진 금리로 107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90억유로 규모 6개월 단기채권을 3.251% 금리에 발행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같은 국채금리는 지난 11월25일 실시된 입찰에서 6개월물 국채금리가 6.504%였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채수요도 발행 목표 물량의 1.7배로 전달의 1.47배보다 늘었다. 2013년 말 만기가 도래하는 17억3300만유로 규모의 무이자할인채도 4.853% 금리에 발행됐다. 이 역시 한 달 전 7.814%보다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 국채 발행은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4900억유로 규모 저금리 3년 만기 대출을 유로존 은행에 실시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10년물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0.22%포인트 떨어진 6.67%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다시 7%대를 넘으며 글로벌 시장의 우려를 키워왔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는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가 올해의 마지막 시험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평가했다.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새 정부가 지난주 총 300억유로에 달하는 과감한 재정긴축안의 의회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점도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탈리아는 29일에도 총 85억유로 규모로 3년물과 10년물 장기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