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취하게 되면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이를 경계하는 것이 성공투자의 첫 걸음입니다"

2011년 제16회 삼성전자 SMART TV배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누적수익률 75.69%(코스피 수익률 대비 89.99%)로 최종 우승한 안형진 한화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대리는 주식 투자 입문자들에게 절대 시장을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을 너무 믿게 되면 취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며 "시장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 스타워즈 1위 수익률 75.69%의 투자비밀
안 대리는 "술에 취하면 사리분별력이 떨어져 이성을 잃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듯이 주식 시장에서도 시장과 종목에 취하면 만취한 것과 같이 비이성적이게 된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리는 매매가 있는 평일에는 술자리를 갖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그는 "시장을 믿기 보다는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세워 지키는 것이 결국은 승리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워즈 대회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안 대리는 1분기 우승 이후와 8월 폭락장, 그리고 대회 마지막날을 꼽았다.

그는 "1분기 우승 이후 주변의 기대도 같이 커지면서 4~5월에는 다른 참가자와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원칙에 어긋나는 투자를 해 손실을 봤다"고 털어 놓았다.

8월 폭락장은 극도의 공포를 느낀 순간으로 떠올렸다. 안 대리는 "8월에 시장이 무섭게 급락하는 시점에선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떠올랐다"면서 "주식을 한 8년 동안 가장 무서웠던 순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폭락장에서 안 대리는 높은 수익을 거뒀다. 당시 모든 참가자가 추풍낙엽처럼 수익률이 하락하던 8월에 월간 수익률 8.78%를 기록했고, 이어 9월에는 24.79% 수익률을 기록하며 파죽지세로 참가자들과 격차를 벌인 바 있다.

그는 "급락 이후에는 반드시 큰 수익 구간이 온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다"면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오히려 낙폭과대 주도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100% 가까이 확대한 점이 큰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안 대리는 낙폭과대 인식 판단으로 현대위아를 매매해 일일 수익률 16.15%포인트를 기록하며 대회 기간 중 가장 높은 일별 수익를 거뒀다.

안 대리는 대회 마지막날 손실을 크게 보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대회 마지막날이 올 한해 가장 최악의 매매를 한 날로 기억된다고 했다. 이날 안 대리의 수익률은 8.90%포인트 하락해 전 참가자들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안 대리는 "주식은 경쟁이 아닌데 실전투자대회에서 다른 참가자와 경쟁을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 무리수를 둔 것이 화근이었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스타워즈를 통해서 주식 투자에선 첫째도 둘째도 리스크 관리라는 점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면서 "2012년을 준비하는데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뒤돌아본 올해 증시에 대해서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로 요약했다. 안 대리는 "투자 자문사 랩 열풍의 주역에 서 있었던 차·화·정으로 대표되는 '자문사 7공주' 등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하게 되자 결국은 이들이 무너졌다"면서 "'차면 넘친다'는 격언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변동성 장세에서 오히려 테마주의 인기는 대단했다"며 "정치인과 선거 관련 테마株, 에스엠을 필두로 한 엔터주군, 바이오 테마주 등 특정 종목군내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진행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2012년 전망에 대해선 우선 불안감을 드러냈다. 안 대리는 "현 구간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증시를 전망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2011년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월부터 진행되는 유로존의 대규모 국채 만기로 유로존 재정 우려가 불거질 수 있고, 미국과 유로존이 선거철에 들어가는만큼 각국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위기 극복보다는 포퓰리즘에 의한 정책 진행이 있을 수도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